독자 63% "포털 뉴스, 사람+AI 편집 선호"

네이버뉴스공론화포럼, 뉴스배열 9원칙 제시

인터넷입력 :2018/06/18 19:52    수정: 2018/06/19 08:30

포털 뉴스 독자들은 포털이 뉴스 배열 시 기업이나 정치권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상당수의 독자들이 포털을 언론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은 18일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5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이용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 배열 공론화 포럼은 지난 1월 12일 발족했으며 회기 중 일반인 2천141명을 대상으로 이용자 인식 조사와 전문가 10명에 대한 전문가 조사를 진행했다.

포털 뉴스 이용자와 전문가들은 모두 포털이 뉴스 배열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립된 저널리즘 원칙을 기준으로 뉴스를 배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 공청회가 6월 18일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포털 뉴스 배열, 기업·정치권·이익단체에 휘둘려

이용자 인식 조사 부분을 발표한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포털이 뉴스 배열 시 기업·정치권·이익단체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42%, 46%, 41%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 대에 머문 '동의한다'는 의견에 2배 이상이다. 대체적으로 기사 배열의 투명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또한 사회 기득권층에 유리한 기사배열을 한다는 문항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8.7%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의 2배였다.

이에 김경희 교수는 포털이 뉴스 배열 원칙을 공개해 투명성 확보하고, 저널리즘 원칙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널리즘 원칙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뉴스 및 중요 뉴스 배열 ▲사회적 약자 뉴스 및 성평등적 뉴스 배열 ▲정치권·기업·이익집단 등 외부 압력을 배제한 기사 배열 등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용자 인식 조사 결과, 이용자들이 저널리즘 원칙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인식을 받았다”며 “독자들이 알아야할 뉴스, 중요 뉴스의 배열에 네이버가 신경 썼으면 좋겠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약자나 성평등에 대한 기사 뉴스 배열에도 주안점을 두고, 정치권·기업·이익집단 등 외부 압력을 배제한 기사 배열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런 저널리즘 기준을 반영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뉴스 배열 공론화 포럼이 회기 중 진행한 전문가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포털이 뉴스 배열 시 저널리즘 가치가 투영된 알고리즘이나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문가 조사 부분에 대해 발표한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전문가 조사 결과 분명한 것은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와 뉴스 배열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심층성, 투명성, 독창성, 속보성 등 저널리즘 가치에 부합하는 원칙을 설정해야 (뉴스 배열에 대한)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송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기사배열의 원칙 또는 가이드라인을 정립한 뒤, 중기 목표로는 공정한 운영을 위한 견제와 감시기능 구축해야 한다”면서 “장기 목표로는 자율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로드맵을 같이 고민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털 뉴스 독자 절반 "포털은 언론이다"

아울러 포털 뉴스 독자의 절반은 포털을 언론으로 간주하고, 나머지 절반은 언론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 인식 조사 결과, 전체 조사대상 중 46.5%는 ‘포털은 언론’, 42.1%는 ‘포털은 언론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네이버를 주로 이용하는 응답자(1천 558명)나 다음, 네이트 등 네이버 외 포털을 주로 이용하는 응답자(583명) 모두 비슷한 비율이었다.

포털 뉴스 독자들은 포털 뉴스 배열 시 '편집인과 인공지능 조합'을 압도적으로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중 62.6%가 편집인과 인공지능 조합의 기사 배열을 선호했고, 단독 편집인이나 단독 인공지능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각각 13.8%, 23.5%였다.

또한 이용자들은 인공지능 기계 편집 시 '많이 본 뉴스', '실시간 검색으로 떠오른 뉴스', '연령별 관심이 많은 뉴스' 등의 순으로 배열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네이버 "언론사·기자가 참여하는 뉴스 배열하겠다"

네이버 유봉석 미디어서포트 리더.

이날 포럼 측은 활동을 마무리하며 정립한 '뉴스 배열 시 포털이 지켜야 할 원칙 9가지'를 발표했다.

포럼 위원장을 맡은 고려대 김성철 교수가 9가지 원칙에 대해 소개했다. 포털 뉴스 배열 시 투명성, 공정성 등을 높이는 한편 이용자 맞춤형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적절히 활용하고, 기자 등 사람 편집자가 뉴스 배열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서포트 전무는 "포털 뉴스 배열 공론화 포럼이 발표한 9가지 원칙 중에 네이버가 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없는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도입 시기에 차이가 있으나 9가지를 모두 도입할 것이며, 하나씩 구체화한 안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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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 전무는 9월 말 선보일 새로운 네이버 메인 화면에 이번 포털 뉴스배열 공론화 포럼이 제언한 내용을 토대로 언론사 및 기자와의 협업을 통한 배열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무는 "공개될 새로운 메인 화면에 언론사에서 연재하는 각종 기획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코드값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언론사에 기획물에 대한 독특한 코드값을 부탁하면 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