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상승압력 높지 않아…통화완화 기조 유지"

한국은행 창립 68주년 기념식 열려

금융입력 :2018/06/12 10:35

이주열 한국은행(한은) 총재가 아직까진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 올 하반기에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1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아직 크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소득 주도 성장과 고용창출로 내수 소비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발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큰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3%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4월 1.6%로 높아졌다. 5월에는 1.5% 증가했다. 농산품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3%, 4월 1.5%, 5월 1.3% 증가율을 보였다.

또 1분기 국내총생산(GDP)잠정치를 분석한 한은 자료에 따르면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 중 민간소비 비중이 줄어들었다. 작년 4분기 GDP에 대한 민간소비 성장기여도(계절조정계열)는 전기 대비 0.5%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0.3% 늘어나 증가폭이 줄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제68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다만 이주열 총재는 하반기 내 완화적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긴 안목에서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성장과 물가의 흐름, 그리고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예상 외로 빠르게 단행할 경우 대외 충격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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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저금리로 인해 불어난 가계부채 역시 국내 경제성장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총량제를 도입해 과거 연평균 증가율(8.2%) 수준 이내로 관리 중이다.

이주열 총재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등 새로운 경제 이슈에 대한 연구에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안정 리스크와 통화정책의 운영여건 변화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