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병원서류 발급 OK…종합 의료플랫폼 목표"

[인터뷰] 박종호 에이치메디플래닛 대표

디지털경제입력 :2018/06/12 08:16

최근 병원과 소비자를 잇는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만 실행하면 병원 예약이 가능한 서비스부터 본인 증상과 위치를 입력하면 맞춤형 병의원, 약국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에이치메디플래닛 역시 서울 내 모든 병원에서 진료 관련 서류를 온라인으로 청구할 수 있는 앱 ‘병원가자’와 건강검진을 예약할 수 있는 앱 ‘검진가자’를 운영하고 있다.

박종호 에이치메디플래닛 대표는 병원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이라면 느꼈을 만한 진료 서류 청구 불편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병원가자'는 꼭 필요한 헬스케어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박종호 에이치메디플래닛 대표가 8일 직접 병원가자 앱을 시연하며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8일 기자와 만난 박 대표는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시장이 형성 중인 헬스케어 기업은 사람들이 얼마나 잘 이용하고 필요로 하는지에 따라 기업 생존이 갈린다”고 밝혔다.

에이치메디플래닛의 핵심 서비스인 '병원가자'는 2013년 PC용으로 우선 출시된 후 꾸준히 제휴 병원과 가입자를 늘려오다 지난달 모바일 앱 버전이 출시됐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진료 받은 병원에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보험사에 제출해야 할 서류들을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일과 시간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환자 등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에이치메디플래닛은 올 하반기 '병원가자' 앱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들어간다.

박 대표는 "'병원가자' 앱을 4년 반 정도 준비해왔다. 올해는 특히 더 중요한 시기다. 지난달 앱이 거의 완성돼 출시했으며 현재 새로운 서비스 '보험금 청구 서비스' 추가를 준비 중"이라며 "현재는 소규모 비용을 들여 홍보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 대대적인 오픈과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청구 서비스는 현재 앱에서 제공하는 기능 '병원 서류 요청하기'보다 편의성이 더 뛰어나다. 병원 서류 요청하기는 사용자가 원하는 서류를 앱에서 발급 신청하면 병원가자 홈페이지에 해당 서류들이 저장된다. 사용자는 PC에서 서류를 뽑아 보험사에 제출할 수 있다.

반면 보험금 청구 서비스는 사용자가 서류들을 출력할 필요가 없다. 요청한 서류들이 보험사들에 맞게 세팅돼 바로 보험사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서울 내 모든 병의원 진료 서류를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병원 연결 헬스케어 서비스와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능까지 추가되면 편의성이 높아져 병원가자의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강점이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병원가자'의 제휴 병원도 서울에서 전국 범위로 확대한다. 박 대표는 "확대 전략은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소비자 반응이 워낙 좋아 서류 청구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이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확대하는 것"이라며 "다른 하나는 올 하반기 병원가자 앱 본격 출시 후 성장 가능성이 보이면 장기적으로 차츰차츰 늘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헬스케어 서비스"

에이치메디플래닛은 매년 실손보험금 관련 의료 서류 건수만 5천만건 이상인 점을 감안했을 때 '병원가자'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다른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관련 의료 서류 청구, 소액 보험금까지 따지면 소비자 수요는 훨씬 커진다는 판단이다.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종합 의료 서비스 플랫폼으로 키울 조건도 갖췄다고 봤다. '병원가자'는 현재 GPS 기반 주변 병원 검색, 병원 예약, 의료비 견척 요청, 병원 이벤트 응모, 건강 정보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웬만한 헬스케어 서비스 기능은 거의 다 지원되는 셈이다.

민감할 수 있는 의료 관련 정보가 모이는 만큼 보안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사용자가 '병원가자' 앱으로 청구한 진료 관련 서류 파일은 에이치메디플래닛 서버에 7일만 보관된 후 파기된다.

박 대표는 향후 이용자 수가 일정 수준에 달해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 의료 상담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챗봇이나 맞춤형 병의원 또는 의료진 추천 기능도 넣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몇 년간 포기하지 않고 '병원가자'를 발전시켜 온 이유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료 서비스기 때문"이라며 "'병원가자'의 서류 청구 수수료도 2천500원으로 교통비보다 싸다. 소비자가 병원으로 직접 가는 대신 온라인 청구를 선택할 요인이 충분하다. 가입자는 지속 늘어나 현재 13만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병원과 보험, 소비자를 잇는 중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료 서비스 플랫폼도 될 수 있다. 현재 여러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나눠져 제공되고 있는데 안정적인 플랫폼이 나오면 서비스들이 따라붙을 수 있다"며 "애플 아이폰이 나온 후 스마트폰으로 카메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라디오 등 여러 기능이 합쳐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 투자 유치 쉽지 않아…자력으로 성장

에이치메디플래닛은 준비한 성장 전략대로 '병원가자' 앱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걸림돌도 많다. 진료 서류 청구를 비롯한 많은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필요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시기상조라는 면에서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헬스케어 사업은 사실 힘들다. 에이치메디플래닛 같은 의료 서비스 분야 헬스케어 기업은 바이오 분야 기업과 비교하면 투자 받기가 쉽지 않다"며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며 추후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점에는 다들 동의하지만 실제 투자는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2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거나 상장에 성공한 다른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 역시 수익을 거의 내지 못 하거나 헬스케어 사업으로는 큰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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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어려움을 고려해 박 대표는 우선 자력과 현재까지 받은 투자금으로 '병원가자'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핵심 서비스가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속 개선된다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이다. 물론 올 하반기부터 '병원가자' 앱을 본격적으로 알리면서 투자 유치 기회도 함께 찾는다.

박 대표는 "2011년 설립된 에이치메디플래닛은 헬스케어 분야 벤처기업 중 오래된 기업"이라며 "헬스케어 산업은 병의원 등 B2B 시장도 중요하지만 B2C 시장 반응에 따라 성장과 생존이 결정된다. 진료 관련 서류 발급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족시켜 병원가자를 플랫폼으로 안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