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망중립성 공식 폐기…FCC "인터넷, 더 개방"

아짓 파이 위원장 "가벼운 규제가 소비자에 더 유리"

방송/통신입력 :2018/06/11 14:51    수정: 2018/06/11 15:2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우리 임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을 지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던 2015년 확립된 망중립성 원칙이 11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폐기된다.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에게 부과됐던 ‘커먼캐리어’ 의무를 면제한 ‘인터넷 자유회복’ 문건이 공식 발효된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서 망중립성 폐지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FCC의 인터넷 자유회복 체제 하에서 인터넷은 개방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 (사진=씨넷)

아짓 파이 위원장은 10일 미국 IT 전문 매체 씨넷에 기고한 ‘우리 임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을 지키는 것’이란 글을 통해 망중립성 폐지 조치를 강하게 옹호했다.

그는 “FCC는 소비자들을 보호하면서 좀 더 품질이 뛰어나면서 속도 빠른 인터넷 접속과 함께 더 많은 경쟁을 장려하는 것이 우리들의 기본 체제”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아짓 파이 위원장은 11일부터 적용될 두 가지 체제가 소비자들을 더 강력하게 보호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FTC 규제 권한 회복-망 투명성 조항 강화 큰 위력" 주장

그는 우선 ISP들이 불공정하거나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규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FTC는 최근 AT&T와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통신사업자들의 정보 서비스 영역’에 대한 규제 권한을 사실상 인정받았다.

아짓 파이는 “2015년 FCC는 미국 최고 소비자 보호 기관인 FTC로부터 ISP 규제 권한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1일부터는 FTC가 다시 인터넷 경제 전반에 걸쳐 미국인들을 보호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조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짓 파이 주장대로 2015년 이후 FTC는 ISP들에 대해선 규제 권한이 없었다.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커먼캐리어) 사업자에 대해선 FCC가 관장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씨넷)

하지만 아짓 파이가 이끄는 FCC가 지난 해 12월 ISP를 타이틀1(정보서비스)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FCC가 규제 권한을 잃는 대신 FTC가 새롭게 권한을 갖게 됐다.

아짓 파이는 또 다른 근거로 ‘투명성’ 조항을 꼽았다. 그는 “인터넷 자유회복에선 ISP들이 망관리 관행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ISP들은 자신들의 사이트나 FCC 웹사이트에 망 관리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좀 더 많은 정보를 토대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 아짓 파이 "2015년 체제는 망 투자에 마이너스"

그는 FCC가 ‘인터넷 자유 회복’ 문건을 통해 도입한 가벼운 규제 방식이 시장에서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자신했다.

아짓 파이는 그 근거로 인터넷 초창기이던 클린턴 행정부 시절 얘기를 끌어냈다. 당시 민주당 정부와 공화당 의회가 인터넷을 가볍게 규정하는 데 합의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의 틀을 만들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망 투자도 1조5천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넷플릭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같은 기업이 중소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테크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다는 논리다.

같은 논리로 아짓 파이는 2015년 FCC 결정에 대해선 강하게 비판했다. ISP들에게 ‘커먼 캐리어’ 의무를 부과한 강력한 규제 체제를 도입하면서 망 투자 규모가 수 십 억 달러 가량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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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짓 파이는 오바마 시절 도입한 망중립성 정책은 “마벨(AT&T) 독점 시대에 만들어진 규칙은 우리 시대 최고 혁신은 인터넷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11일부터 이런 허점 많은 접근 방식에 종지부를 찍는다”면서 “이젠 중소 ISP들도 좀 더 많은 광대역 망을 까는 데 노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