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차세대 CRM 'C/4 HANA' 출시...세일즈포스 정조준

"판매가 아닌 고객에 초점"...CRM시장 전운

컴퓨팅입력 :2018/06/06 13:09    수정: 2018/06/06 22:44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SW) 업체 SAP가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분야에 힘을 싣는다. 앞도적인 글로벌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시장점유율을 지렛대 삼아, 향후 4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CRM 솔루션 시장까지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빌 맥더멋(Bill McDermott) SAP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막한 연례 IT컨퍼런스 '사피아어 나우 2018' 기조 연설 무대를 통해 "SAP는 기존 CRM에 대한 현상유지를 거부하고 변혁을 추구하기 위해 차세대 CRM 솔루션 'SAP C/4 HANA'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맥더멋 CEO는 SAP C/4 HANA가 기존 레거시 CRM과 다르게 "판매가 아닌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빌 맥더멋 SAP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사파이어 나우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과거엔 CRM이 판매 자동화를 위한 360도 관점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고객에 대한 360도 관점을 제공하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SAP C/4 HANA는 고객 데이터 보호, 마케팅, 커머스, 세일즈, 고객 서비스 등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일명 '프론트 오피스' 기능을 모두 포함한 스위트 제품이다. 하이브리스(Hybris)를 비롯해 긱야(Gigya) 캘리더스클라우드(CallidusCloud), 코로나(Corona) 등 지난 2013년부터 인수한 관련 솔루션들 통합해 '종합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SAP는 이날 스위스 기반 고객 서비스 솔루션 업체 코어시스템 인수도 발표했다.

또, SAP C/4 HANA는 ERP 스위트 제품인 SAP S/4 HANA와 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 격전지 된 'CRM'

SAP는 CRM 솔루션 시장이 2021년까지 4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해 기업용 SW 중 최대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은 세일즈포스가 18.8%로 1위를 차지했고, SAP는 8.5%로 2위에 올랐다.

이날 SAP는 '세일즈포스'를 직접 언급하며, 앞으로 CRM 분야 1위 쟁취를 위해 정면승부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맥더멋 CEO는 기조 연설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 중 C/4 HANA가 차세대 CRM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현재 이 분야 1위 기업인) 세일즈포스닷컴이 가지지 않은 것을 SAP가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4 HANA는 SAP의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HANA에 연결돼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며 "이 점이 CRM 시장에서 우리의 성장을 이끌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SAP는 SAP C/4 HANA 출시와 함께 '고객 경험 비즈닛 유닛'을 신설했다. 이 조직을 책임지게 된 알렉스 아츠버거 사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CRM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B2B나 B2C라는 개념을 넘어 소비자가 브랜드가 직접적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일명 'ME2B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CRM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입체적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기 어려워졌다"고 최근 동향 변화를 설명했다.

SAP가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어 "이제 고객들은 영업기회로 취급 당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CRM도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의 일환으로 발전해야 하고, 신뢰기반의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AP C/4 HANA, 인텔리전스 엔터프라이즈 안에서 구현이 강점

SAP는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안에서 SAP C/4 HANA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는 SAP가 보유한 다양한 제품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고객이 디지털 변혁을 경험하고 인텔리전스 및 데이터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SAP만의 제품 제공 방식이다.

고객은 필요에 따라 모듈식으로 제품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데, 선택한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연동돼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게 SAP 측 설명이다.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플랫폼과, 데이터 메니지먼트 플랫폼, 디지털 혁신 플랫폼 레오나르도, 인텔리전트 스위트로 구성됐다.

SAP클라우드 플랫폼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어느 인프라 클라우드를 통해서나 운영 가능하다. SAP 자체 클라우드는 물론 구글, 아마존, MS 등 모든 인프라 클라우드에서 운영할 수 있다.

데이터 환경은 SAP HANA 데이트 메니지먼트 스위트를 통해 구현된다. SAP 데이터 허브가 핵심으로 한 곳에서 모든 데이터를 인메모리 속도로 안전하게 처리해준다.

레오나르도는 기업이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데이터 애널리틱스,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한다.

인텔리전트 스위트는 이런 기반 위에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들로 디지털코어인 ERP, 고객 경험인 CRM 등을 포함하고 있다.

롭 엔슬린 SAP 클라우드 사업 부문 사장은 기조에서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는 제품이 아니다. 스피드, 민첩성, 통찰, 통합, 모듈식 스위트 경험을 제공하는 SAP의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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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안에서 SAP는 SAP S/4HANA와 SAP C/4HANA를 포함한 통합 모듈식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용 기업은 두 스위트 간 통합을 통해 고객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가능해진다.

아츠버거 사장은 " C/4HANA의 장점은 바로 S/4HANA가 있어 디지털 변혁을 이끌 수 있다 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