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산업용 로봇 시장 진출 포석 놓다

전문업체 지분 계속 인수…“사업 확대 기회”

디지털경제입력 :2018/06/01 15:54    수정: 2018/06/01 15:55

국내 서비스 로봇 강자인 LG전자가 산업용 로봇 시장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내 로봇 중소기업에 연이어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

특히 투자 기업 중 한 곳인 로보스타는 과거 LG전자와 함께 산업용 양팔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2021년 상용화 목적으로 최대 120킬로그램(kg)짜리 사람이나 물건을 들 수 있는 로봇 팔도 신규 사업으로 개발 중이다.

1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들어 산업용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로보스타와 로보티즈에 지분 투자했다. 로보스타에는 536억원을 들여 지분 20.0%, 로보티즈에는 90억원으로 지분 10.1%를 확보했다.

로보스타는 과거 LG산전(현 LG산전) 로봇사업부를 맡고 있던 핵심 인력들이 나와 1999년에 세운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기업 생산·제조공장에 스카라로봇, 직각좌표로봇, 반도체용 로봇 등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한 로봇 브랜드 '클로이'. LG전자는 그동안 서비스로봇 제품만 출시, 공개해왔다.(사진=지디넷닷컴)

중소 규모가 대부분인 국내 로봇업계에서 실적이 지속 성장해 지난해 매출 2049억원을 기록한 안정적인 기업이다. LG전자는 내년 말까지 로보스타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33.4%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전자와 로보스타는 함께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양사와 한국기계연구원은 2016년 LG전자 스마트폰 생산라인에 투입할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AMIRO)’를 개발했다.

로보스타는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중력 120킬로그램힘(kgf) 구난로봇용 양팔 매니퓰레이터도 개발 중이다. 부상자 외의 위험물을 들어 올리거나 이송 시 고정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니퓰레이터는 인간 팔과 유사한 동작을 하는 산업용 로봇 기구다. 여러 관절로 이뤄져 부품, 공구 등 대상물을 붙잡거나 옮길 수 있다.

로보스타는 매니퓰레이터가 다양한 작업에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 완료 시 국방, 산업, 서비스 등 여러 로봇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올 1월 투자한 로보티즈 역시 로봇 솔루션, 교육용 로봇기업로 알려져 있지만 산업용 로봇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전문가용 로봇제품으로 매니퓰레이터를 취급하고 있다.

현재 LG전자가 출시했거나 시장에 공개한 로봇은 로봇청소기, 안내로봇, 홈허브 로봇 등 모두 서비스로봇이다. 로보스타, 로보티즈 지분 투자는 LG전자가 산업용 로봇 기술력을 확보하고 향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그동안 내놓은 로봇 제품은 가정용 로봇, 서비스로봇이지만 산업용 로봇 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로보스타 등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산업용 로봇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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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스타 인수는 추후 LG전자가 산업용 로봇사업을 시작하고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도 좋은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로보스타는 거대 산업용 로봇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 자회사 ROBOSTAR(SHANGHAI)를 두고 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LG그룹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 관련 기술력은 이미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번 투자로 로봇사업 영역을 차츰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