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쏘아올린 ‘시장 자율’ 보편요금제

신규 출시 'LTE베이직' 사실상의 보편요금

방송/통신입력 :2018/05/30 16:30    수정: 2018/05/30 16:31

KT가 실제 납부금액 월 2만4천원대에 데이터 1GB와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정부가 민간회사의 요금 설계권을 갖고 이동통신사에 출시하게 하려는 보편요금제와 비교해 소비자 편익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30일 KT는 월 3만3천원에 데이터 제공량 1GB,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이용을 기본 무료로 제공하는 ‘LTE 베이직’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 최저가 상품인 월 3만2천800원 요금제와 비교해 LTE 데이터 제공량이 3.3배 이상 늘었다. 이동통신 3사가 동일한 가격에 제공하는 이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무료에 데이터 300MB를 제공했다.

■ KT LTE베이직, 보편요금제 예상 스킴과 비교해보니

KT의 신규 요금제에서 주목할 부분은 정부가 국정과제로 도입하려는 보편요금제보다 소비자 편익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가 내놓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초안에 따르면 무선시장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의무적으로 출시해야 하는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음성 150~210분, 데이터 900MB~1.26GB를 제공해야 한다.

일반 이용자의 평균 이용량 100분의 50에서 100분의 70 수준에서 결정되는 점을 고려한 수치다. 당시 전년 기준 무제한 가입자를 제외한 평균 이용량이 음성통화는 300분, 데이터는 1.8GB로 계산한 수치다.

반면 KT가 내놓은 신규 요금제인 LTE 베이직은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는 전월 이월 데이터를 이용하거나 다음달 데이터를 미리 쓴느 ‘밀당’과 같은 부가서비스를 더해 1GB를 제공하는 식이다.

아울러 보편요금제가 실제 납부금액 기준으로 따지고 있고, KT의 LTE 베이직은 25%의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했을 경우 실제 납부금액은 2만4천750원이 된다.

■ KT “보편요금제 도입 상황, 고려 대상 아니다”

실제 보편요금제가 법으로 강제 도입될 경우 KT는 직접적인 의무 출시 대상자는 아니다. 다만 시장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이 같은 요금을 내놨을 때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가입자 과점 시장 상황인 국내에서 어쩔 수 없이 유사 요금제를 내놔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신규 요금제 출시를 통해 보편요금제 도입 우려에 벗어났다는 평가다.

수익성이나 네트워크 트래픽 수요를 고려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회사가 직접 설계한 요금제를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은 “정부가 도입하려는 보편요금제와 관계 없이 철저하게 가입자의 이용 패턴을 고려해 만들어진 요금제”라며 “지난 3월 선보인 무약정 요금제에서 유사 수준의 월정액에 1GB를 제공한 적이 있는데 신규 가입자 선호도가 높은 점을 반영해 LTE 베이직 요금제를 새롭게 설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 역시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내놓은 뒤 3년 간 데이터 이용량 증가 추이를 반영했고, 현재 시점에서 시장 경쟁과 고객 수요에 부합하기 위한 적절한 용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한 것”이라며 “타사 가입자가 KT의 요금이 좋아서 넘어오겟다고 손을 들어준다면 감사하다고 생각할 뿐이다”고 말했다.

KT가 이처럼 보편요금제 도입과 관련된 규제 상황과 선을 긋고 있더라도 업계 최대 화두인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에 한발 앞서 선수를 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