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탭스콧 "ICO 금지는 어리석은 결정"

"적절한 규칙과 규제 하에 허용해야"

컴퓨팅입력 :2018/05/30 08:21    수정: 2018/05/30 09:30

"암호화폐 발행(ICO) 금지는 어리석고 산업에 해가 되는 결정이다"

밥 탭스콧(Bob Tapscott) 블록체인 리서치 인스티튜트(BRI) 디렉터는 지난 25일 서울 소공동 환경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의 ICO금지 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돈 탭스콧도 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밥 탭스콧은 블록체인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블록체인 혁명' 저자 돈 탭스콧의 친동생으로, 탭스콧 형제는 블록체인 전문가로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BRI는 지난해 돈 탭스콧이 설립한 블록체인 리서치 및 컨설팅 단체다.

밥 탭스콧 블록체인 리서치 인스티튜트(BRI) 디렉터

그가 ICO 금지를 '산업에 해가 되는 결정'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명료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이 싹트고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ICO가 전통적인 방식으론 절대 투자자금을 모을 수 없어 보이지만,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비즈니스 케이스를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며 ICO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하지만, ICO에 분명한 규칙과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그는 "현실성 없는 ICO도 굉장히 많다. 도지코인은 1천만 달러의 농담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ICO에 대한 적절한 규칙과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블록체인 산업 강국으로 발전하려면 "창의성을 끌어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수학과 과학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재능 있는 인재가 많다고 본다. 추가로 요구되는 점은 창의성이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창의성에서 나올 것"이라며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에너지를 이끌어 내도록 자극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창의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중 상당 수가 블록체인 기술로 변혁(트랜스포메이션)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6개월 이내 크게 영향을 받을 분야로 '금융'을 꼽았다. " 그동안 느리고 비싸고 복잡한 절차가 수반됐던 국제 송금, 환매 시장, 무역금융 분야에서 가장 먼저 창조적파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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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탭스콧은 씨티뱅크, 로이즈 은행 등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맡는 등 금융 분야에서 15년 이상 일해 금융 산업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어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이나 생각들을 버리기 어렵겠지만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