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시 공정경쟁 훼손"

KT 계열사 시장점유율 확대 우려..."PP·시청자도 피해"

방송/통신입력 :2018/05/28 12:03

케이블 방송 업계가 한 달 남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앞두고 공정경쟁을 훼손해 독과점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방송사와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제도다. 3년 한시법으로 만들어져 2015년 6월부터 시행됐다.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6월27일 자동 일몰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자동 일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KCTA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 "3년 후 일몰을 조건으로 하되 그 기간 동안 통합방송법 제정 등 정부의 심도 있는 후속 논의로 공정경쟁 구도를 완성하기 위한 로드맵 차원에서 마련됐다"면서 "통합법 제정논의가 길어지면서 지난 해 국회는 급한 대로 합산규제 일몰 규정을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까지 처리되지 못한 채 일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합산규제 일몰 이후 종합유선방송(SO)과 IPTV는 시장점유율 3분의 1 제한 규제를 받는 반면, 위성방송만 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우려했다. 위성방송과 IPTV를 함께 보유한 1위 사업자 KT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견제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KT 계열사의 총 시장 점유율은 30.54%에 달한다.

KCTA는 위성방송의 규제 공백을 막기 위해 현행 합산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KT가 IPTV, 위성방송 외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의 영향력을 활용해 방송시장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KCTA는 "현재 KT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41.4%를 점유하고 있고, KT 이외의 사업자들이 네트워크 경쟁 열위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KT의 유선 네트워크 지배력이 특수관계자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송시장으로 전이돼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송채널(PP)의 다양성 축소를 우려했다. KCTA는 "KT 가입자가 증가할수록 KT IPTV나 KT스카이라이프 편성에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16개 채널이 우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특정 플랫폼에 연계된 콘텐츠의 왜곡된 성장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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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결과적으로 시청자 복리 후생도 저해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KCTA는 "방송은 과거부터 강한 침투성과 사회적 영향력으로 특수 분야로 인정돼 왔다"며 "때문에 산업 진흥과 별개로 다양성을 위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받아온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난 이후 다시 복구하기는 어려우며 그 피해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산업의 부담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는 사업자 간의 이해관계 뿐 아니라, 방송의 공익성과 시청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