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IT업계, 유럽 GDPR '비상'

구글-페북 피소…일부 언론사 유럽 서비스 중단

인터넷입력 :2018/05/28 11:42    수정: 2018/05/28 13:4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때문에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제재 수위 때문에 유럽 쪽 영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부터 본격 적용된 GDPR은 모든 EU 회원국이 준수해야 하는 강행규정이다.

개별기업들은 개인정보책임자(DPO)를 지정해야 하는 등 책임성이 강화됐다. 정보이동권이 추가되면서 정보 주체의 권리도 강화됐다.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4%와 2천만 유로 중 높은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받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 시카고 트리뷴 등 유럽 서비스 일시 중단

구글과 페이스북이 GDPR 시행 첫날 소송을 당하면서 첫 타깃이 됐다.

두 회사를 제소한 것은 오스트리아의 개인정보보호단체인 Noyb다. 이 단체는 대학 재학시절 페이스북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유명해진 막스 슈렘스가 이끄는 단체다.

Noyb는 페이스북, 구글 등이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약관 동의를 강요한 행위가 GDPR에 저촉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아예 GDPR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유럽 서비스를 포기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씨넷)

영국 BBC에 따르면 시카고 트리뷴과 LA타임스 등은 유럽 지역 서비스를 일시 중지했다. 그대로 서비스할 경우 GDPR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보호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기 힘들 것을 우려한 조치다.

시카고 트리뷴 등의 모회사인 트롱크는 “EU 시장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완전하게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 대행사들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디지데이에 따르면 GDPR 적용 이후 유럽 지역 디지털 광고 수요가 25~40% 가량 폭락했다. 특히 구글 광고 수요가 크게 감소해 관련업체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구글 측은 인터넷광고협회(IAB) 유럽 지사와 협력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광고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사실을 주요 광고주들에게 통보했다고 디지데이타 전했다.

■ ICANN, '정보수집 거부' 독일 레지스트라 상대로 소송

전 세계 인터넷 주소를 관리하고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도 GDPR의 영향을 비켜가진 못했다.

ICANN은 최근 독일 도메인 네임 등록대행업체(레지스트라)를 상대로 법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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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레지스트라인 EPAG가 ICANN 측에 검색시스템인 후이즈(WHOIS)에 필요한 기술 및 관리 정보 수집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때문이다. EPAG 측은 이런 정보 수집 행위가 GDPR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ICANN은 독일 본에 있는 법원에 GDPR 적용 이후에도 후이즈를 위한 정보 수집을 계속할 수 있다는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