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마법, 식중독 퇴치에도 힘 발휘할까

유통과정 정밀 관리…월마트·드리스콜 등 관심

인터넷입력 :2018/05/28 15:23

블록체인이 식료품업계의 골치거리인 식중독 퇴치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분산원장 시스템인 블록체인이 해마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식중독 피해를 예방할 기대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할 경우 식료품 원산지를 효율적으로 관리·저장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질 등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들어 식료품 유통점들이 블록체인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 건 지난 3월 미국에서 발생한 식중독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식중독은 지난 3월말 뉴저지 주에 있는 패스트푸드 점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패스트푸드 이용자 8명이 식중독 증세를 일으키면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달 뒤엔 캘리포니아 주에서 한 명이 죽고 75명이 입원하는 식중독이 또 발견됐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여전히 식중독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32개 주에 걸쳐 있는 유통 라인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관련 서류들을 검토하는 방법으론 빠르게 확산되는 식중독 균을 제대로 추적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 "블록체인 도입 땐 대형 유통점 데이터 독점도 막을 수 있어"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식료품업계에도 블록체인을 도입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이미 일부 식료품 유통점들은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월마트다.

월마트는 현재 IBM사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해 이용 중이다. 각 이용자 별로 기록·저장되는 분산 원장을 쉽게 수정할 수 없기 때문에 원산지를 속일 가능성이 적다. 게다가 서류를 뒤적이는 것보다 추적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도 있다.

유통업계가 사용하는 블록체인은 한 대형 유통업체가 독점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지 않는다. 생산자와 포장업자 ·화물차주·유통업자·도매업자 및 소매업자가 전체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확인하는 분산된 원장에 이를 기록한다.

월마트의 이아나스 부사장은 "만약 이 장부를 바꾸고 싶다면 모든 사람들이 이에 동의해야 하며 공유해야 한다"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백업은 다 해둔 상태다. 식품 원산지를 추적하기 위해 최대 6일이 걸린 건도 2.2초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 해에 발생하는 식중독 사고는 약 900건에 이른다. 그 때마다 관계 당국에선 환자와 현장 등을 검사한다. 각기 다른 회사의 경로를 따라가며 역추적한다.

하지만 월마트의 프랑크 이아나스 식품안전 담당 부사장은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노력은 사실상 헛수고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식량 공급 및 유통체계는 선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와 시민단체들은 서류로 관리되는 수많은 국가의 원산지를 역추적하는 방법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월마트는 블록체인 플랫폼 플레이어를 유니레버·네슬레·다농 등 글로벌 공급업체까지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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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외에도 드리스콜(Driscoll)도 이 블록체인 연합에 합류한 회사다. 드리스콜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왓슨빌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20개국에서 열매 농사를 짓는 베리(Berry)류 공급업체다.

드리스콜 역시 블록체인을 통해 낭비와 유통라인 공급 추적에 대한 시간을 줄일 것으로 기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