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눈처럼 빛·색 인지하는 생체소재 개발

인공 광수용체 단백질에 그래핀 결합

과학입력 :2018/05/28 12:00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시각 기능과 유사하게 빛을 인지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재헌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 팀은 송현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박사, 박태현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빛과 색을 인지하는 인공 생체 소재 개발과 특성 분석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망막에서 빛을 인지하는 광수용체 단백질을 생산하고 그래핀 소재와의 결합을 통해 인공 광수용체가 인지하는 광학적 신호를 전기화학 신호로 측정, 분석했다.

(좌) 인간 광수용체 (녹색)를 생산하는 세포. (중) 위 세포를 이용해 나노 크기 소포(vesicle) 형태로 생산한 인간 광수용체. (우) 그래핀 표면에 인간 광수용체를 적층해 제작한 신소재.

인간의 눈에 있는 망막은 원추세포와 간상세포로 구성돼 있다. 원추세포는 빛의 3원색인 빨강, 초록, 파란색의 빛을 각각 흡수하는 광수용체 단백질을 이용해 가시광선을 흡수한다. 간상세포는 광수용체 단백질을 이용해 주로 명암을 구분, 사물 인지와 색 인지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인간 광수용체 단백질 4종을 인공 생산한 뒤 생체물질과의 결합 친화성이 높고 전기화학적으로 예민한 특성을 지닌 그래핀과 이를 결합했다. 이 소재가 빛을 흡수해 일으키는 생화학적 변화를 전기화학적 신호로 포착해 특성을 분석했다.

이후 인간 광수용체를 인공적으로 세포 내에서 생산, 그래핀 소재 표면에 적층해 인간 광수용체 단백질 기반 인공 생체 소재를 구현했다.

본 연구진이 개발한 생체 소재는 가시광선 빛에 대해 인간의 빛 감지 스펙트럼과 매우 유사한 스펙트럼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빛의 3원색인 붉은색, 초록색, 파란색 빛과 명암을 인지하는 인간 눈 특성과 유사하게 가시광선의 빛을 색깔별로 구분할 수 있는 것.

빛의 3원색인 파란색(1SW), 녹색(1MW), 붉은색(1LW) 빛을 흡수하고 주로 명암을 구분(Rho)하는 인간 광수용체 단백질 4종을 각각 활용해 제작한 인공 생체 소재가 인간의 망막과 유사하게 빛을 인지, 색을 구분하는 것을 보여주는 가시광선 영역 빛 감지 스펙트럼 결과.

본 연구는 순수 국내 연구진 연구에 의한 원천 기술이다. 연구진은 향후 망막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활용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연구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김재헌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 생체 소재는 순수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 개발된 생명공학과 광학 분야의 융합 원천 기술로 향후 망막 질환 해소를 위한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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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석 KBSI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생체 소재는 인간 시각을 가장 가깝게 모방할 수 있는 소재로, 향후 시각 질환 환자에 적용 가능한 인공 망막으로 개발될 경우 인간의 망막과 비슷하게 작동하여 기존 인공 망막 기기보다 훨씬 효율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