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게임에 힘입어 고성능 SSD도 뜬다

가격 대비 성능 중시하는 국내 시장 놓고 삼성·WD 등 '각축전'

홈&모바일입력 :2018/05/28 16:15

배틀그라운드 등 고성능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기존 PC 성능으로 한계를 느낀 게임 마니아들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다.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등 주요 부품을 모두 갈아치운 이들의 마지막 선택지는 SATA3 SSD에 비해 최소 두 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 PCI 익스프레스 방식 SSD다.

■ 고성능 게임으로 부는 업그레이드 바람

PC방 시장조사 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PC방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다. 배틀그라운드는 26주째 PC방 시간 점유율 1위를 기록중이며 리그오브레전드는 2위로, 오버워치는 5위권으로 밀려났다.

제작사 펍지가 밝힌 권장 PC 사양은 64비트 윈도 운영체제와 인텔 코어 i5-6600K 이상, AMD 라이젠5 1600 이상에 메모리는 16GB,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 혹은 AMD 라데온 RX580(4GB) 등이다.

현재 고사양 게임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게임, 배틀그라운드. (사진=펍지)

장기간 인기를 끌었던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나 도타(DOTA) 등이 그래픽칩셋이 없는 투인원에서 옵션을 조절해 초당 15프레임 이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 "한 프레임이라도 더.." 고성능 SSD 찾는 게이머들

이러다 보니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인텔이나 AMD 최신 프로세서, 혹은 엔비디아나 AMD 그래픽카드 등으로 PC를 업그레이드하는 게이머들이 많다. 다나와리서치는 "이미 데스크톱PC는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선택지로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 프레임이라도 더 끌어내고 싶은 게이머들은 SATA3 SSD 대신 PCI 익스프레스, 특히 NVMe 방식 고성능 SSD로 눈을 돌리고 있다. SATA3 SSD는 인터페이스 자체의 속도 한계로 최대 속도가 500MB/s 가량에 머무르는 반면 PCI 익스프레스 SSD는 최대 속도가 그 두 배인 1GB/s 이상을 거뜬히 넘어선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고성능 SSD 신제품, 970 프로/이보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현재 시장에서는 PCI 익스프레스 방식 NVMe SSD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인텔, WD 등 글로벌 업체는 물론 바른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은 SATA3 SSD가 주류지만 부가가치 면에서 고성능 제품이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연속 쓰기 속도를 30% 가량 끌어올린 고성능 SSD, 970 프로·이보 시리즈를 국내 포함 전세계 50여 개 국가에 동시 출시했다. 인텔 역시 최근 SSD 760P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그러나 이 두 회사 제품은 비슷한 성능의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보증 기간·신뢰성 내세운 WD

WD가 게임용 PC 등 고성능 PC용으로 내놓은 WD 블랙 SSD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제품 가격이 인텔이나 삼성전자 제품보다 적게는 2만원, 많게는 5만원 가까이 저렴하지만 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보증 기간도 조금 더 유리하다.

대부분의 SSD 제조사가 최근 보증 기간을 3년으로 축소했지만 WD는 5년 무상 보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제조사가 미리 다양한 메인보드나 노트북과 호환성을 테스트하는 F.I.T랩 제도도 조립PC 위주의 시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WD가 최근 출시한 블랙 3D NVMe SSD. (사진=지디넷코리아)

이 회사가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신제품인 WD 블랙 3D NVMe SSD는 최대 용량과 성능을 전세대 제품에 비해 크게 끌어올렸다.

WD 관계자는 "64단 3D 낸드와 자체 컨트롤러를 적용해 최대 읽기 속도는 3.4GB/s, 최대 쓰기 속도는 2.8GB/s까지 높였지만 소비 전력은 낮췄다. 최대 용량도 게임 고용량화에 맞춰 1TB까지 높였다"고 설명했다.

■ 1GB당 단가에서 밀리는 옵테인 S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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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이들은 최근 인텔이 국내 시장에 출시한 새로운 저장장치인 옵테인 SSD에도 눈을 돌린다. 이 제품은 인텔과 마이크론이 2015년 공동 개발한 새로운 메모리인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바탕으로 높은 내구성과 신뢰도를 갖췄다. 성능도 기존 SSD의 3배 이상이다.

그러나 옵테인 SSD는 기존 SATA3·PCI 익스프레스 방식 SSD보다 1GB당 단가가 2배 이상 차이 난다는 약점도 함께 안고 있다. 데스크톱 PC의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꽂아 쓰는 옵테인 SSD 900P 시리즈는 최고용량인 480GB 제품이 80만원 이상, 280GB 제품도 50만원 이상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의 성향과는 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