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들어가기 어려운 '파란색 번호판' 車...왜?

명암비 낮아 차단기 카메라 인식 오류 잦아..국토부는 '업체 탓'

일반입력 :2018/05/18 11:12    수정: 2018/05/19 07:28

국내 주요 쇼핑몰, 공영주차장 등에 설치된 주차장 차량번호 인식기 일부가 파란색 바탕의 자동차 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란색 번호판은 현재 순수 전기차와 수소차 대상으로 부착되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를 소유한 P씨는 쇼핑몰 주차장 진입 전 난처한 경험을 했다.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자동번호 인식기가 P씨의 차량 번호를 인식하지 못해,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P씨는 "쇼핑몰 뿐만 아니라 무인주차장에 설치된 번호 인식기도 파란색 번호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며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 뒤에 있는 차가 경적을 울리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고 전했다.

P씨 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차 오너들도 번호 인식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탄천공영주차장의 경우 파란색 번호판 숫자와 다른 번호가 인식기 화면에 뜨는 등 문제점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 칠성시장 공영주차장 등 지방에서도 동일한 현상을 나타냈다.

지디넷코리아가 그동안 이용한 전기차와 수소차 모델등. 공통적으로 파란색 번호판이 부착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렇다면 왜 파란색 번호판 부착 차량이 주차장 진입을 할 때 장애가 나타나는 것일까.

무인주차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사진 촬영시 명암 문제"라며 "사진 촬영시 파란색과 검정색의 명암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번호 인식에 큰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어두운 밤일 경우 일반 흰색 또는 노란색 번호판보다 파란색 번호판의 인식율이 훨씬 더 나쁘다"고 전했다.

무인주차 업체들이 관리하는 번호판 인식기는 성능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란색 번호판 인식률이 매우 낮은 차단기의 경우, 번호판 자체를 올 블랙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시범운영 때는 문제없었는데..." 당혹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6년 제주도 지역을 대상으로 파란색 번호판 시범운영을 실시한 후, 지난해 6월 9일부터 전기차와 수소차 대상으로 파란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친환경차량을 사용한다는 자긍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시범운영 때인 지난 2016년 제주 지역에서 파란색 번호판의 주차장 번호 인식기 통과 테스트를 했는데, 그 때는 문제 없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파란색 번호판 제도 도입 전 수도권 등지에서 파란색 번호판 주차장 통과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주차장 번호 인식기를 만드는 회사가 수천곳에 이른다"며 "아마 카메라가 번호 판을 촬영할 때 광원 문제가 생겨 파란색 번호판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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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자체적인 개선보다는 업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만일 이같은 문제가 국토교통부 내에 수차례 접수될 경우 도로교통공단과 의견을 나눠 대책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