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격 "애플 디자인 특허 영향 제한적"

미국 법원서 배상금 산정 기준 놓고 사흘째 공방

홈&모바일입력 :2018/05/18 08:44    수정: 2018/05/18 10:1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삼성전자와 애플이 디자인 특허 배상 기준을 놓고 사흘째 공방을 벌였다. 17일(현지시간)에는 삼성 측 증인들이 출석해 디자인 특허가 스마트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티모시 셰퍼드 삼성 미국 법인 부사장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애플 측 에이미 위그모어 변호사와 열띤 논쟁을 펼쳤다. 셰퍼드 부사장은 이날 삼성 스마트폰의 전면 유리 부분을 들고 증언대에 올랐다.

애플 변호사는 셰퍼드에게 “삼성이 그 제품(전면 유리)를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셰퍼드 부사장은 “그렇다. 약간 우회적인 방법으로”라고 답했다고 씨넷이 전했다.

삼성 측 존 퀸 변호사가 배심원들에게 어떤 삼성 폰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사진=씨넷)

위그모어 변호사는 또 삼성이 사용하는 SAP 회계 소프트웨어가 수익, 연구비용, 판매비중 등을 별도로 계산하는지도 파고 들었다.

그러자 셰퍼드 부사장은 “특정 부품을 집어주면 판매 정보와 비용을 설명해줄 수 있다. 그건 모두 우리 SAP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다”고 답변했다.

애플 변호사가 삼성의 회계 처리 소프트웨어에 대해 질문한 것은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을 둘러싼 공방 때문이다.

회계전문가 줄리 데이비스는 지난 16일 애플 측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이 애플 특허권 침해로 배상해야 할 금액이 10억7천만 달러를 웃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삼성 역시 회계 전문가인 마이클 와그너를 증인으로 불렀다. 와그너는 17일 삼성이 특허 침해한 스마트폰 판매를 통해 얻은 전체 이익은 3억7천만 달러를 조금 넘는다고 주장했다. 와그너는 연구개발(R&D), 영업, 마케팅, 관리 비용 등을 제외하고 계산했다.

애플 변호사가 삼성 증인에게 SAP 회계 소프트웨어의 계산 방법을 질문한 것은 이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 측 증인 "제조물품은 스마트폰 전체가 아니라 부품들"

이날 재판에는 삼성의 김진수 기업 디자인 센터 부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부사장은 통역을 통해 “현대 스마트폰은 굉장히 복잡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고 씨넷이 전했다.

김 부사장은 “스마트폰엔 안테나만 10개 이상 있다. 그리고 전체 부품은 수 백 개에 이른다”고 증언했다.

삼성과 애플 간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배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제조물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문제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디자인 특허 배상금 산정을 위한 소송이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사진=씨넷)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016년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때문이다. 당시 대법원은 특허 배상의 기준이 될 제조물품에 대해선 하급법원이 다시 논의하라면서 사건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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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 때문에 삼성은 이날 증인으로 부른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스마트폰은 여러 복잡한 제조물품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삼성 측 증인으로 출석한 샘 루센트는 “제조물품은 삼성 스마트폰 전체가 아니라 부품들이다”고 주장했다. 루센트는 IBM, 넷스케이프, HP 등에서 산업 디자이너와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로 일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