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 SK하이닉스 '한미일연합' 품으로

中 정부 독점금지 심사 승인…8개월 만에 인수 확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5/17 23:51    수정: 2018/05/18 08:08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이 8개월의 긴 기다림 끝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강자인 일본 도시바메모리를 품에 안았다.

도시바메모리 지분 15% 확보를 위해 총 4조원을 투자하는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한 번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7일 일본 NHK와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최종 승인했다. 지난해 9월 도시바 이사회가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에 자사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지 8개월 만이다.

사실이 알려지자 도시바도 중국 정부의 독점금지법 심사 종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표명했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며 "다음 달 1일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NHK는 "도시바는 올해 안에 향후 5년간의 경영계획을 공표하고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밝힐 계획"이라면서 "도시바가 이번 메모리사업 매각으로 재정 기반을 개선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지만, 장차 반도체 없이 새로운 수익 사업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도시바메모리(TMC)의 생산 거점인 일본 욧카이치공장. (사진=Nikkei)

도시바는 지난해 9월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총 매각 금액은 약 20조원에 이른다. 한미일연합에 참여하는 SK하이닉스도 같은 달 이사회를 열어 4조원 규모의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건은 이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대만, 필리핀, 브라질 등 7개국으로부터 차례로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심사를 시작한 글로벌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중국 정부가 결론을 내놓지 않으며 매각 절차가 무기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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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하이닉스는 4조원을 투자해 도시바메모리 지분 15% 가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단순 지분투자만이 허용돼 경영 참여 등은 제한된다.

그러나 업계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투자를 통해 향후 낸드플래시 사업 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업체 점유율은 삼성전자(40.4%), 도시바(16.2%), 미국 웨스턴디지털(14.8%), SK하이닉스(11.6%), 미국 마이크론(9.9%) 순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