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맛 본 카카오, 카카오M 합병 두 가지 이유

음원시장 1위 수성·오리지널 콘텐츠로 해외 진출

인터넷입력 :2018/05/17 18:10    수정: 2018/05/17 18:10

카카오가 2016년 초 1조8천700억원을 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던 카카오M(구 로엔엔터테인먼트)을 흡수 합병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M과 합병한 뒤, 영상 콘텐츠 제작 부문을 따로 분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음원은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더 강화해 1위 자리를 수성하고, 날로 시장이 커지는 영상 제작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글로벌 진출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카톡 시너지 강화해 음원 시장 1위 수성

카카오와 카카오M은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 결정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 합병 결정은 멜론의 이용자 기반을 카카오톡 이용자 전반으로 확대시키기 위한 전략에서 이뤄졌다.

카카오는 7월 5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합병에 대한 최종 승인을 거친 뒤 9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카카오M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은 지난 2년 간 카카오톡과의 협력을 통해 가파른 매출 상승을 이뤘다. 2015년 카카오M 연간매출은 3천576억원에 유료 회원 수 360만이었지만, 2017년 연간 매출은 5천804억원에 유료 회원 수 465만으로 뛰었다. 멜론의 전체 회원 수는 약 3천300만이며,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멜론 로고.

카카오가 카카오M을 인수할 당시만 해도 1조8천700억원이라는 높은 인수가에 시장 우려가 컸지만, 결론적으로 멜론은 카카오의 효자 서비스로 자리매김 했다. 전체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에 큰 도움을 줬으며,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이 창출되면서 음원 콘텐츠가 핵심 콘텐츠로 쓰이기 때문이다.

멜론을 통해 성공 경험을 맛본 카카오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사실상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멜론의 시너지를 더욱 확대하는 전략을 쓴다는 방침이다.

두 플랫폼은 그대로 유지하되, 양 서비스 이용자 풀을 공유하고 혜택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음원 스트리밍 시장 방어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 투자유치→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로 해외 진출

크리스피스튜디오 장편 웹콘텐츠 '오늘도 무사히'와 '네 남자의 푸드트럭'.

카카오와 카카오M 합병의 또 다른 목적은 영상 콘텐츠 제작 강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현재 넷플릭스를 비롯해, 유튜브,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시장을 침투하는 만큼 카카오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더욱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분사시켜 중국 등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경험을 살려, 영상 제작 부문 역시 별도 회사로 만들어 대규모 투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월 중국의 앤트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으로부터 2천300억원 투자를 유치했으며,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대체 투자자인 TPG로부터 5천억원 투자를 받았다.

카카오는 히트 콘텐츠들이 누적되면 상장까지 추진하는 등 든든한 총알을 확보, 카카오M이 가진 음원과 한류 스타들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새롭게 분사할 영상 콘텐츠 제작사는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과 성과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처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멜론 앱.

2016년 초 카카오M 인수 당시 임지훈 전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에서 사랑받고 있는 콘텐츠다. 음악 하나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거나 전세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카카오가 가진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카카오M)이 가진 음악 콘텐츠 결합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도 카카오M은 메가몬스터를 통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첫 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또 스낵형 콘텐츠 제작을 위해 지난해 1월 설립한 크리스피스튜디오는 ‘취중젠담’, ‘오늘도 무사히’ 등의 영상 콘텐츠를 흥행시키며 젊은 취향에 맞춘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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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제작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담하게 될 별도 회사는 카카오와 카카오M 합병이 완료되는 9월 이후, 분사될 예정이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재팬이 웹툰과 웹소설로 일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신설되는 콘텐츠 법인은 음악과 영상 분야의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