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이 의료 산업 바꾼다"

정교한 모델링·인쇄된 모형으로 직관적 수술 가능

디지털경제입력 :2018/05/17 08:22    수정: 2018/05/18 13:44

국내 의료업계가 의료 작업을 개선하는 기술로 3D프린팅을 주목하고 있다.

3D모델링 기술로 환자 수술 부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3D프린터로 만든 모형으로 수술 시뮬레이션이나 실제 수술도 직관적으로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더 정교한 모델링 작업과 인체에 딱 맞는 임플란트 제작을 위해 병원과 3D프린팅 기업을 연결해주는 의료플랫폼이 각광받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3D융합산업협회와 국가기술표준원은 16일 서울시 중구 소재 밀레니엄힐튼에서 ‘3D프린팅 표준화 전략과 산업활성화 핵심기술 분석’ 세미나를 열고 의료산업에서 3D프린팅 기술 활용 방안과 효과에 대해 논의했다.

박상준 서울대 교수는 환자 수술 부위를 3D모델링하거나 수술 시뮬레이션, 의료기기 테스트 등을 할 때 3D프린팅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돼 의료 현장 작업 흐름(workflow)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준 서울대 교수가 16일 세미나 현장에서 의료 작업 흐름을 개선하는 3D프린팅 기술 활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실제 박 교수는 의료진들의 원활한 수술 작업을 위해 3D프린팅 기술을 제공하는 벤처기업 ‘메디컬아이피’를 만들어 대표를 맡고 있다. 메디컬아이피는 환자 수술 부위를 3D모델링하고 의료진과 3D프린팅 업체에 해당 데이터와 피드백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교수는 “소프트웨어에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3D모델링, 세그먼트(segment) 작업이 훨씬 간편해졌다. 기존 방식대로 전문가들이 하면 보통 1.5~2일 걸린다”며 “웹에서 모델링 데이터를 시연하고 댓글도 달 수 있게 했다. 수술 부위 모형도 인쇄해 현장에서 수술 지휘용으로 사용됐다. 외과의사들은 이같은 직관적으로 도움 되는 기술이 필요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문영래 조선대 교수도 환자 수술 부위를 정교하게 3D모델링, 세그먼트하고 수술 시물레이션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해당 솔루션을 이용해 인체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인공 관절 등을 설계하고 3D프린터로 정교하게 뽑을 수 있다.

문 교수는 3D프린팅 관련 ISO 조인트 워킹그룹에 참여해 3D모델링, 세그먼트 기술 국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선 뼈 부위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문 교수는 “정밀한 데이터를 얻어 환자의 손상된 관절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필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3D프린팅 기술이 의료산업에 자주 접목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의료플랫폼과 3D모델링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봤다.

코어라인소프트는 병원과 3D프린팅 기업 간 원활한 소통을 돕는 클라우드 기반 의료 플랫폼과 3D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중이다. 의료 플랫폼에서 병원은 환자 수술 부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이나 3D스캐닝 데이터를 코어라인소프트에 제공한다. 코어라인소프트는 해당 데이터로 3D모델링 데이터를 만든 후 다시 의료플랫폼을 통해 3D프린팅 서비스 기업에 전달한다.

최 대표는 “병원, 3D프린팅 기업과 함께 작업 중 소통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의료플랫폼을 생각하게 됐다”며 “예전에는 메일이나 전화, 직접 방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CT 영상에서 희미한 물혹 흔적을 찾아내거나 3D프린터로 관절 임플란트 제작 시 뼈와 뼈 사이 간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식의 전문성은 의료진만 알 수 있다”며 “이런 정보가 3D모델링이나 3D프린팅 서비스 기업에 전달되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의료플랫폼을 통해 이런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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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자들은 선진국 의료 현장에서 3D프린팅 기술 관심이 지속 늘고 있으며 국내 역시 뒤처지지 않도록 많은 연구, 접목 시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1년 외과의사 중 25%가 수술 시뮬레이션에 3D프린터로 만든 모형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미국 의료현장에선 이미 3D프린팅 기술 활용이 당연하다. 2020년쯤 되면 미국에선 가트너 전망이 실현될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 의료업계도 3D프린팅 기술 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