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표준화, 규제 아닌 산업 성장 조건"

기업은 일관된 사업 가능…세계 시장 진출에도 도움

디지털경제입력 :2018/05/17 08:05    수정: 2018/05/17 17:46

해외시장과 비교해 아직 갈길이 먼 국내 3D프린팅 산업의 성장 조건으로 표준화가 꼽혔다. 3D프린팅 기업은 표준에 따라 장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서비스 사업을 펼칠 수 있고 고객사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국제 3D프린팅 표준화에 참여해야 국내 기업들에 불리한 독소조항은 빼고 해외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조, 의료, 항공우주, 세라믹 등 여러 분야에 3D프린팅 기술이 어떻게 쓰이는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시장 선도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3D융합산업협회(3DFIA)와 국가기술표준원가 16일 서울시 중구 소재 밀레니엄힐튼에서 개최한 ‘3D프린팅 표준화 전략과 산업활성화 핵심기술 분석’ 세미나에선 표준화 중요성이 논의됐다.

최두선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가 16일 세미나 현장에서 국내 3D프린팅 국제 표준화 활동과 국내 표준 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국제 3D프린팅 표준을 논의하는 ISO 스터디그룹 참가자인 심규원 연세대 교수는 “표준은 규제가 아닌 3D프린팅 기술 기업과 고객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3D프린팅 장비업체나 소재, 서비스기업은 표준에 따라 일관된 사업을 펼칠 수 있으며 고객은 제품, 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산업과 기업 상황을 고려한 3D프린팅과 스캐팅 표준화 작업을 위해 3DFIA와 코어라인소프트 같은 국내 3D프린팅 기술 분야 선도기업들과 협력 중”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원받아 국내 기업 20여곳이 참여하는 산학연정 협의체와도 논의하고 있다. 식품의약처를 통해 자문 활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용운 센트롤 본부장도 “표준이 없다면 3D프린팅 기술 기업들은 고객사들과 소통하기 어렵다”며 “규제로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표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장비, 소재, 서비스 사업 등에 도입해야 글로벌 시장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빈 애니캐스팅 대표는 “국제 3D프린팅 표준화 작업에 참여해야 향후 우리나라 3D프린팅 산업이 성장했을 때 국산 장비나 소프트웨어 등이 세계 시장에서 쓰이지 못하게 하는 독소조항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표준이 의료나 제조 등 여러 산업에서 3D프린팅 기술이 효과적으로 쓰이는 방식을 제시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라믹 소재나 3D프린팅 관련 안전 장비 등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분야 표준에 한국이 먼저 뛰어든다면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박상준 서울대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3D모델링 소프트웨어나 3D프린팅 제작물이 쓰이려면 환자들의 개인 의료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모델링 작업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병원에서 기업에 전송하려면 클라우드 기술도 필요한데 국내외에서 이런 3D프린팅 기술의 의료산업 적용 부분에 대한 표준화가 안 돼 있다”고 언급했다.

최기인 한국세라믹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3D프린팅 표준화는 우리나라 3D프린팅 산업이 세계를 주도하는 반전카드가 될 수 있다. 금속 관련 여러 표준들이 나왔거나 논의 중이지만 이중에 세라믹 표준은 전무하다”며 “금속 소재 중 세라믹 소재 연구나 활용 사례들은 많지 않지만 한국이 표준화에 성공하면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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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3D프린팅 환경평가와 안전 표준 개발에 참여한 박경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표준화가 사업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3D프린터를 사용했을 때 환경 변화와 발생하는 유해물질 등을 평가하는 표준화 작업 이뤄지면서 미국 안전인증 시험기관(UL)도 안전 표준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표준과 평가 기준이 만들어지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3D프린팅 장비들인 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관련 장비를 만드는 미국 업체들도 있다”며 “만약 우리나라 업체들이 먼저 이런 표준 부분을 대응하면 미국시장에서 차별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