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원장 "선제적 대비·엄중 대처…금융감독 본질"

가상통화, 금융감독 본질은 아냐

금융입력 :2018/05/08 10:52    수정: 2018/05/08 10:53

신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

윤석헌 신임 원장이 이날 취임사에서 강조한 단어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본질'과 '독립'이다. 앞서 두 명의 금감원장이 낙마하면서 신뢰를 회복하는 길로 금융감독 본질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서는 독립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게 윤 원장의 견해다.

윤 신임 원장은 금융감독의 본질을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금융감독은 국가 위험 관리와 맞닿아 있는 만큼, 본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금융시스템 건전성과 관련해 자금 쏠림 현상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해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윤 원장은 취임식 이후 짧은 기자간담회에서 "빠른 시일 내 금감원이 안정을 찾아야 국가의 금융, 더 나아가 경제가 나아갈 수 있다"며 "국가 위험 관리자라는 소임을 충실히 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윤석헌 원장은 "현 정부를 꼬집어서 말한 것은 아니나 한국 금융역사가 험난하지 않았나. 금융감독이 본연의 역할에서 조금 멀어졌던 것도 있다"며 "바로잡기보다는 감독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감원 본연의 업무를 다하기 위해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윤석헌 원장은 현실화한 위험에 엄정 대처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소신있게 '브레이크'를 밟기 위해선 독립성 유지가 수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이 행정이 마무리 수단이 되거나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립성 확보에 대해서 윤 원장은 "주어진 틀 안에서 어떻게 독립적으로 금융감독을 할 수 있는 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독립성 강조는 앞선 이명박·박근혜 전 정부에서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의 하위 기구로 전락하거나, 정책적 협조에 따라 금감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한 대처로 분석된다. 또 옛 금융감독위원회처럼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해야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한 답변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윤석헌 원장은 최근 회자되고 있는 가상통화에 대해서는 "금융감독 이슈는 아니므로 조금 더 공부를 한 다음에 답변을 내놓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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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윤석헌 원장은 삼성증권 유령 주식 매매 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 회계 논란 등 현안과 직면해 있다. 삼성증권은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비했음에도 불구 금감원이 선제적 대응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 회계 의혹은 상장 당시에는 금감원이 문제삼지 않았다가, 현재 논란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업무 일관성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윤석헌 원장의 금융감독의 스펙트럼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날 오후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이 브리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