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대기업 총수’ 타이틀 유지

김상조 “종전과 다른 새로운 상황 발생 안 해”

인터넷입력 :2018/05/01 12:00    수정: 2018/05/01 12:28

‘대기업 총수’ 타이틀을 벗을지 관심을 모았던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재 지정됐다.

네이버는 이해진 GIO가 개인 지분율이 3%대로 낮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등 기업에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어 대기업 총수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펴왔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GIO가 개인 중 회사 지분율이 가장 높고, 여전히 실질적 지배력이 높다고 판단해 총수 지정을 유지했다.

■넷마블 등 준대기업 3곳 추가

공정위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0개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과, 이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을 발표했다.

또 공정위는 준대기업 집단에 메리츠금융과 넷마블, 유진 등을 신규 지정했다. 아울러 교보생명보험과 코오롱 두 곳을 대기업으로 신규 지정하고, 대우건설을 지정 제외했다.

준대기업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과 비상장사 중요 사항은 물론 총수로 지정된 개인의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간 거래 내용 공시가 의무다. 순환 출자와 채무보증 현황, 취득이나 소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사 주식 의결권 행사 여부 등도 정기로 알려야 한다.

이해진 네이버 GIO.

■김상조 “동일인 지정 변경할 만큼 명백한 상황 아냐”

이번 심사에서 인터넷 업계는 네이버 이해진 GIO의 총수 재지정 여부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해진 GIO가 지난 2월 개인 회사 지분을 4.31%에서 3.72%로 낮췄고, 지난 3월에는 사내이사직 연임을 포기하면서 회사 지배력을 더욱 낮췄기 때문이다.

이 GIO는 지난해 9월 공정위가 네이버를 준대기업으로 첫 지정할 때부터 국내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글로벌 투자에 집중해 총수 지정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폈다. 또 대기업 총수란 타이틀이 글로벌 사업에 있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네이버의 경우 이해진 GIO가 몇 가지 사정 변화가 있었지만, 네이버의 동일인 지정을 변경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GIO는 네이버 사업에서 중요한 일본 '라인'의 회장직을 맡고 있고, 네이버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새로운 사업기회 탐색을 위해 GIO라는 직책을 만들고 스스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종전과 다른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해진 GIO의 지분 처분과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배경은 공정위의 총수 지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초 계획한 수순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 GIO는 국내 사업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고, 글로벌 투자와 개척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대규 휴맥스 회장.

■휴맥스계열사 계열분리 인정

다만 공정위는 지난해 9월 네이버 준대기업집단 지정 당시 소속 임원이 해당 기업 집단과 별도로 경영해왔음에도 계열사로 편입시켰던 휴맥스 등에 대해 계열분리를 인정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런데 같은 해 9월 공정위가 네이버를 준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하면서 네이버와 상관없이 독립 경영 되던 휴맥스 계열사들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네이버와 휴맥스는 공정위의 기업집단 지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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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올해 4월17일 시행령 개정으로 임원독립경영 인정제도가 도입, 시행된 이후 네이버 측에서 최초로 휴맥스 계열회사에 대한 독립경영을 신청했다”며 “요건 충족여부에 대한 심사를 거쳐 계열분리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네이버 소속회사 수는 휴맥스 계열사가 빠지면서 기존 71개에서 45개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