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은 창의적인 도구…올 韓성장률 50%↑ 목표”

[인터뷰] 이용상 유니버설로봇 한국 영업본부장

디지털경제입력 :2018/04/25 16:12    수정: 2018/04/30 10:33

산업자동화가 4차 산업혁명 시대 화두로 떠오르자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협동로봇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한국은 협동로봇 기대 시장 중 하나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한국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전 세계 2위다. 오는 2023년에도 4위로 상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협동로봇 시장의 60%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버설로봇도 한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성남시 분당구에 한국지사를 설립했으며 지난달 간담회에선 올해부터 국내 시장을 더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실적 성장률 목표치도 50% 이상이다.

24일 기자와 만난 이용상 유니버설로봇 한국 영업본부장은 “지난해 유니버설로봇의 전체 실적 성장률은 72%였다. 올해 목표는 50% 이상이다. 한국에서도 성장률 50%는 넘겨야 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상 유니버설로봇 한국 영업본부장.(사진=유니버설로봇)

유니버설로봇은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협동로봇의 주 고객 산업군인 자동차, 금속 가공 분야에서 꾸준히 고객을 확보하면서 전기 전자, 식품 등 산업 분야 고객 발굴에도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고객사 산업군 비중을 보면 완성차 분야가 1위다. 그 뒤로 순서대로 금속 가공, 전기 전자, 식품, 의료 등이다. 전기전자 분야에서 협동로봇 도입 사례는 지난해부터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 손길이 필요한 세세한 공정이 많고 인력도 많다 보니 포장(Packaging)이나 적재 작업(Palletizing)에만 주로 협동로봇을 썼지만 작고 가벼운 협동로봇이 등장하면서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산업에서도 수요가 나올 수 있다는 시각도 따랐다. 이 본부장은 “고객들은 굉장히 창의적으로 협동로봇을 사용한다”며 “미국의 미소 로보틱스는 유니버설로봇 협동로봇으로 햄버거 패티를 뒤집는 플리피(Flippy) 로봇을 만들었다. 3D프린터와 연결해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협동로봇을 쓰는 사례가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 풍부한 솔루션·편리성에 세계 1위 신뢰도가 경쟁력

최근 국내 협동로봇 시장에 뛰어든 경쟁사들이 많지만 유니버설로봇은 차별화된 경쟁력이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서드파티들을 자사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UR+솔루션’ 덕분에 경쟁사들보다 더 풍부하고 산업 현장에 알맞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니버설로봇은 서드파티들이 자사 협동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인증 심사 후 UR+솔루션에 포함시켜 고객이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이 본부장은 자사 제품의 강점으로 편리성도 꼽았다. 쉽고 간편한 현장 설치와 프로그래밍 변경이 가능해 협동로봇 중 투자금 회수기간(payback period)이 전 세계 평균 200일보다 짧고 가장 빠른 수준이라는 것이다. 유니버설로봇은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아닌 누구나 자사 협동로봇을 쉽게 사용하도록 돕는 온라인 무료 강의 ‘UR아카데미’도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유니버설로봇은 전 세계에 훌륭한 서드파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보다 더 다양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산업 현장에 제공할 수 있다. 한국기업을 포함해 서드파티들은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은 협동로봇을 구매한 후 어려움을 느끼면 잠시 쓰다가 방치하게 된다. 유니버설로봇 제품은 직관적인 데다 UR아카데미로 사용법을 쉽게 익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동로봇 세계 1위 기업으로 고객들에게 확실한 신뢰감을 준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본부장은 “고객 입장에서 협동로봇 도입은 새로운 선택이라는 점에서 리스크라 할 수 있다. 협동로봇 업체를 선택할 때 세계 1위로 해외 사례를 풍부하게 가진 유니버설로봇은 리스크 부담이 다른 곳보다 적다”며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 등 일부 시장에서만 활동하는 기업은 해당 시장에서 사업이 위축되면 사업 유지가 힘들 수 있다. 글로벌 기업 유니버설로봇은 언제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부두 매뉴팩쳐링(Voodoo Manufacturing)이 유니버설로봇 협동로봇과 3D프린터 장비를 업무에 함께 사용하고 있다.(사진=유니버설로봇 유튜브 캡쳐)

■ 해외 사례 많아 “안전기준 마련에 언제든 협력”

국내 시장은 잠재력이 크지만 어려움도 만만찮다. 가장 큰 문제는 실제 사람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협동로봇 안전기준이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 4월 산업안전보건기준 제223조를 개정하면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하는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협동로봇은 울타리 없이 사람 근처에 둘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안전기준이 나오지 않아 울타리 없이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 사례는 국내에 아직 없다.

유니버설로봇은 협동로봇과 사람이 함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사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데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에 관심이 많은 만큼 협동로봇 가치를 알 것이란 시각도 보였다.

이 본부장은 “한국에선 아직까지 사람과 협동로봇이 함께 일하는 사례가 없다보니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니버설로봇이 시장 리더인 만큼 나서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싶다. 2년 전에는 안전 관련 국제기구에서 일했던 인사도 영입했다. 한국 정부가 원한다면 여러 해외 사례를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로봇은 국내 인지도와 UR+솔루션 참여사 확대를 위해 전시회 참가, 개발자 세미나 등 다양한 전략도 고민 중이다. 당장 이달 초 참가한 국내 최대 규모 생산제조기술 분야 전시회 심토스(SIMTOS) 2018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UR+솔루션에 협력할 수 있는 기업들도 다수 만났다.

■ 완전자동화보다 사람-로봇 협력이 효율적

이 본부장은 협동로봇이 산업자동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한국도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전 자동화보다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 작업했을 때 업무 효율이 더 높다는 MIT 논문처럼 미래 국내 산업 현장에선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협동로봇이 널리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출산으로 노동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한국에선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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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은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가 완전 자동화 공장을 포기했다고 발언했다. 결국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로봇이 필요한 것”이라며 “협동로봇은 새로운 기술로서 다양한 활용도 가능하다. 여러 산업에서 사람의 일자리는 뺐지 않으면서 업무 효율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저출산과 3D 업종 기피 현상으로 노동인구 절벽 문제를 겪고 있는데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인력이 부족한 곳, 공작기계 2~3대만 두고 일하는 국내 소규모 공장(Micro Factory)에서도 협동로봇이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