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총량제한’ 두고 이통 3사 설전

“5G 주파수 더 달라” vs “승자독식 막아달라”

방송/통신입력 :2018/04/19 19:41    수정: 2018/04/20 08:24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5G 주파수 할당계획 가운데 총량제한을 두고 극명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총량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SK텔레콤과 최소한 균등한 수준의 주파수 분배가 필요하다는 KT와 LG유플러스의 기존 입장 차이가 토론회 장에서 설전으로 이어졌다.

19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5G 주파수 할당계획 토론회에서 임형도 SK텔레콤 상무는 “예상하고 있는 트래픽 추세를 전제하고 가입자 규모를 고려할 때 (3.5GHz 대역에서) 총량제한 최고치인 120MHz 대역폭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5GHz 주파수 대역에서 총 280MHz 폭이 경매를 통해 할당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총량제한으로 100MHz 폭, 110MHz 폭, 120MHz 폭 등 세가지 안을 내놨다.

그런데 SK텔레콤의 경우 총량제한 최고치인 120MHz 폭으로 결정되더라도 가입자 수를 감안하면 필요한 주파수에 모자란다는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주장을 두고 유효경쟁과 공정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SK텔레콤이 총량제한 최저치인 100MHz 폭을 확보하더라도 두 통신사가 SK텔레콤보다 적은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순용 KT 상무는 “3.5GHz 대역은 세계최초 유일한 전국망 주파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5G 서비스에서는 균형있게 동일한 출발 선상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3.5GHz 주파수 확보량 격차가 발생하면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가 5G 시대에도 지속 연장될 수 있다”면서 “(총량제한 완화로 5G 주파수를 조금 가져가는 통신사가 나올 경우) 경쟁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이용자 편익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도발적으로 말한다면 SK텔레콤은 충분하게 많은 우수성이 있는데 주파수를 더 가져가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라며 꼬집었다.

임형도 SK텔레콤 상무는 이에 대해 “저도 돌발적으로 한마디 하자면 과거 3차례 경매했을 때 많은 혜택을 보시지 않았냐”며 “균등분배 나눠먹기 하자는 것은 전세계로 나가자는 것이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가 되자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최근 진행된 영국의 경매 사례를 두고 총량제한 논쟁도 이어졌다.

김순용 KT 상무는 “영국은 1위 사업자에만 총량제한을 둔 점에 의미를 되새겨 보자”면서 “영국 1위 통신사는 (SK텔레콤처럼 시장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고 HHI(시장집중도)도 괜찮은 편이다”고 운을 뗐다.

또 “영국 경매에서는 1위 사업자가 보유한 기존 주파수 42%보다 5%를 줄여서 제한했다”면서 “이번 경매에서 110MHz 폭을 총량제한으로 하면 기존 SK텔레콤이 가진 40% 주파수 보유 비중과 똑같은데 의미있는 유효경쟁 정책을 이어가려면 1%라도 낮춰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과거 LTE 주파수 경매처럼 동일한 주파수 공급 정책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2010년에도 저대역 LTE에서 똑같이 출발하자 했고, 2013년에는 광대역 LTE를 똑같이 하자고 했었다”면서 “총량제한을 도입하는 근거로 정부는 현재 통신사가 보유한 주파수 양을 감안한다고 했는데, SK텔레콤이 더 많이 가진 주파수 보유량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ETRI의 발표에서 광대역 5G 주파수를 공급한다고 했는데, 총량제한을 110MHz 폭으로 하게 되면 특정 통신사는 60MHz만 확보할 수도 있다”며 “이는 광대역 주파수가 아니라 협대역 주파수가 될 수 있고, 협대역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광대역 5G 상용화를 하라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쟁사의 공세에 SK텔레콤은 경매 철학에 따른 시장 메커니즘의 의미를 강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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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도 SK텔레콤 상무는 “수요와 공급을 통해 희소한 한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시장 메커니즘에 따른 경매라고 KISDI에서 발표했다”며 “주파수가 희소해지고 한정된 자원이니 똑같이 나누고 싶어도 효율을 위해 전세계에서 경매를 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주파수 수요가 많은 통신사에 많이 배분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다”며 “120MHz 폭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주파수 공급계획도 미리 발표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