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항공우주 분야서 존재감 커졌다

부품 제작 사례 급증...“무게·비용면에서 우수”

디지털경제입력 :2018/04/18 16:06    수정: 2018/04/18 16:07

항공우주 산업에서 3D프린팅 기술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 항공 제조사들이 연이어 3D프린팅 기업과 손잡고 항공기 부품 생산과 소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3D프린터로 제작한 부품을 항공기나 우주선에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 시장을 주 타깃으로 잡은 국내 3D프린팅 서비스 기업도 등장했다.

3D프린팅 업계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으로 만든 부품과 비교해 품질도 떨어지지 않으면서 무게는 더 가볍고 생산 비용은 더 줄여주는 3D프린팅 기술이 항공우주 분야 주요 생산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대형 산업용 3D프린터 전문업체 빅랩(BigRep)은 지난 12일 항공기 정비 및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에티하드 항공 엔지니어링(Etihad Airways Engineering)과 제휴해 항공우주 산업용 적층제조 로드맵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항공우주 산업에서 3D프린팅 기술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 항공 제조사들이 연이어 3D프린팅 기업과 손잡고 항공기 부품 생산과 소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사진=제너럴일렉트릭)

양사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항공기 인테리어 부품 생산 표준과 공정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유럽항공안전기구(EASA)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기준에 따른 신소재 등급 개발과 시험도 함께 진행한다.

에티하드 항공 엔지니어링의 계열사이자 중동 3대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도 지난 1월 독일 최대 전기전자기업 지멘스, 중동 항공기 제조사 스트라타 매뉴팩쳐링과 함께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항공기 인테리어 부품 생산 제휴를 맺었다. 3사는 제작한 부품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인증 받을 계획이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도 지난 11일 3D프린팅 소프트웨어 세계 1위 업체 머터리얼라이즈(Materialise)와 협력해 항공기 내 상단에 설치되는 보관함 부품을 3D프린팅 기술로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부품 무게를 줄이기 위해 3D프린팅 기술을 채택했다. 실제 3D프린터로 제작한 부품 무게는 기존 부품보다 15% 더 가벼워졌다. 생산 과정도 더 간편해지고 부품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었다.

에어버스는 이미 2015년 A350 XWB 항공기에 들어가는 1천여개 이상 부품을 3D프린터로 제작한 바 있다. 지난해 3D프린터로 인쇄한 비행 제어 유압 부품을 선보였다. 최근엔 비행기 전체를 인쇄하는 3D프린팅 공정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17일(현지시간) 스트라타시스, 록히드마틴, 피닉스 애널리스트앤디자인과 우주선 오리온 부품을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는 협업을 맺었다. 나사는 오리온을 우주 비행사들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으로 개발 중이다.

오리온 부품 출력 작업은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적층제조 실험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부품 소재는 세계 최대 3D프린팅 종합솔루션 기업 스트라타시스가 제공한다. 3D프린터로 인쇄한 부품은 100여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도 항공우주 산업에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 3D프린팅 서비스 전문업체 Z3DFAB은 국내는 물론 해외 항공제조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보고 있다. 맞춤형 부품 소량 생산 설비는 이미 갖췄으며 대량 생산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Z3DFAB은 프랑스 3D프린팅 기술연구소 Z3DLAB과 한국 반도체기업 HS하이테크가 합작 투자해 지난해 중순 설립됐다.

3D프린팅과 항공우주 산업의 만남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수한 산업용 금속이나 플라스틱, 세라믹 소재를 활용하면 기존 부품처럼 탄탄하면서 무게는 줄어든 부품 생산이 가능하다. 여러 부품을 개별 생산한 후 결합해 만들어야 하는 복잡한 부품도 한 번에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원하는 설계대로 신속한 소량 생산이 가능해 제작기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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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세계 항공우주 분야 3D프린팅 시장 규모가 2017년 7억1천450만 달러(약 7천629억원)에서 2022년 30억5천790만 달러(약 3조2천65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27.42%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역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장 연평균 성장률을 23.01%로 예상했다.

국내 3D프린팅업계 관계자는 “항공우주 산업 분야에서 항상 고민하는 것이 튼튼하면서도 무게는 덜 나가는 부품”이라며 “3D프린팅 기술은 복잡한 부품 제작 공정도 줄여줘 항공우주 산업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업계서도 항공우주 산업이 3D프린팅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