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게임장애 외면 말고 대응 적극 나서야”

그동안의 외면으로 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 막을 근거 부족

디지털경제입력 :2018/04/17 19:57    수정: 2018/04/17 20:03

세계적으로 논란인 게임장애의 질병 등재에 대해 게임업계가 이를 외면하지 않고 먼저 중독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건국대학교 하지현 신경정신과 교수는 “3년 전 한국에 인터넷 및 게임중독을 주제로 한 논문이 2천900개에 달하지만 이중 게임을 긍정적으로 다룬 연구는 거의 없다”며 “게임 인식 개선을 위해 게임사가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한국게임전문기자클럽에서 진행한 초청강연회에서 지적했다.

그동안 게임중독 관련 조사와 논문은 대부분이 참가자가 스스로 체크하는 ‘자가 보고 진단’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이런 조사 방식은 정확한 근거가 없고 신뢰도를 확보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런데도 양이 대거 축적되면 게임 중독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증명하는 근거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건국대학교 하지현 신경정신과 교수.

여성가족부 등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부서는 100억 원 이상 투자하고 10년 이상 꾸준히 논문과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등재되기 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사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연구 결과나 논문을 거의 발표하지 않는 등 외면하고 거의 대처하지 않았다

하지현 교수는 “게임이 중독성이 있고 실제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된 만큼 콘텐츠 산업 수출 금액 1위가 게임산업이라는 등의 산업적인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며 “실제 문제가 되는 사람은 제대로 치료할 방안을 마련하고 더불어 게임은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의 활동이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하지현 교수는 WHO에서 진행 중인 게임중독의 ICD-11 등재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하 교수에 따르면 ICD-11의 게임중독 장애는 우울증, 강박증, 조현병 등 기존 정신 질환과 관련된 증세와 겹치지 않아야 하며 학교에 가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 기간이 최소 12개월 이상 지속되야 질병으로 인정되는 매우 보수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정실질환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 중 하나로 꼽히는 조현병도 절반인 6개월 이상 지속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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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현 교수는 “ICD-11의 게임장애 등록은 0.1%에 해당하는 극소수의 중독자를 찾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의 관련 전문가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것으로 엉뚱한 사람을 사람을 환자로 몰자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의학계가 아닌 게임업계에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현 교수는 “해외에서는 슈퍼마리오를 플레이하면 색 구분 능력이 높아지는 등 게임을 긍정적인 효과를 조사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반면 국내에서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이러한 게임에 대한 정보 공개 자체를 꺼리고 가만히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제라도 게임사가 협력해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알리기 위한 연구와 협업이 필요하다”라며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