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왜 제4이통 카드 다시 꺼냈나

모바일 중심 결합시장 생존 위해 불가피…정부에 경쟁 활성화 정책 요구 의미도

방송/통신입력 :2018/04/12 18:28    수정: 2018/04/13 07:39

<제주=박수형 기자> “단기적으로는 알뜰폰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설비 기반의 이동통신을 갖춰 독과점을 풀어내야 한다.”

12일 제주 부영호텔에서 열린 KCTA쇼 기자간담회에서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제4이통 진출 의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케이블TV가 이동통신 영역으로 넓혀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또, 모바일을 중심으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왼쪽부터 변동식 CJ헬로 대표, 김성진 협회장, 강신웅 티브로드 대표.

■ 모바일 없는 케이블TV 생존 위해 불가피

실제, 케이블TV는 휴대폰 서비스를 결합한 이동통신사의 IPTV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알뜰폰이나 동등결합 상품 출시 등으로 모바일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지만 이동통신사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KCTA쇼 기자간담회에 앞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오찬 자리에서 “(케이블TV가) 무선을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무선 결합의 공정한 규제가 없으면 동등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고 토로키도 했다.

지난 5일 공개된 '2017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결합상품 시장에서 이동통신을 포함한 결합상품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고,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방송을 묶은 TPS 결합상품은 2011년 31만건에서 2016년 333만건으로 10배 이상 커졌다. 때문에 무선 상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케이블TV는 방송통신 융합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케이블TV의 제4이통 진출이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같은 상황 때문에 김성진 신임 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제4이통 카드를 던진 것이다.

■ "경쟁 활성화 정책 필요"

하지만 케이블TV업계가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업자들이 힘을 모아야 하는 까닭에 향후 추진 과정이 녹록치는 않을 전망이다.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케이블TV 회사들과 논의는 초기 단계 수준이다”라면서도 “현재 접촉하고 있는 기업을 특정해 말하면 주가나 향후 계획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에서 케이블TV 사업자가 프레텔레콤을 만들어 4년 뒤 이동통신 3위 사업자가 된 사례가 있다”면서 “프랑스 모델을 열심히 살펴보고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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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회장은 또 “프리텔레콤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통신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방식을 통해 통신비 인하를 위한 노력이 있는데 케이블TV의 모델이 목표에 다가가는 수반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이동통신 사업 특성상 필수설비 진입 장벽이 갖춰져 있고 새로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도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이동통신 독과점 해결이 지금은 보편요금제로 몰려있지만 결국 경쟁 활성화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