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남도의 옛 정취, 목포 근대 골목 맛집

[식신 맛집탐방] 꽃게살 비빔밥부터 70년 전통 빵까지

전문가 칼럼입력 :2018/04/06 17:30

안병익 대표
안병익 대표

목포라는 지명은 나무가 많은 포구라 해 목포라고 불렀다고 하기도 하고, 목화가 많이 난다고 해서 불렸다는 등 그 유래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서해로부터 육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지형이 마치 목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서 '목개'라고 부르던 것을 한자로 써서 목포라고 하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 목포는 일제강점기 한국 수탈의 기점 역할을 했던 눈물의 도시다.

근대역사관 1관(구 목포 일본 영사관)은 1897년 10월1일 목포항 개항 후, 같은 해 10월26일에 설치됐다. 한일 간 국제관계가 변화함에 따라 목포이사청, 목포부청, 목포시청, 목포 시립도서관, 목포 문화원 등으로 사용됐다.

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은 1920년 6월에 건립돼 일본의 조선의 토지와 자원을 뺏기 위한 기구로 사용됐다. 근대역사관은 일제 침략의 실증적 유적이면서 건축사적인 측면에서도 근대 건축기법의 연구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자료 역할을 하고 있다.

노적봉은 해발 60m의 바위산에 불과하지만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의 호국혼이 담겨있다. 정유재란 당시 12척의 배로 불가능해 보였던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군사와 군량미가 부족해 왜적이 바로 공격해온다면 함락 당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바로 그런 시기에 이순신 장군은 노적봉을 이용해 위장전술을 펼쳤다. 노적봉 바위를 볏짚으로 덮어 마치 군량미가 산처럼 많이 보이게 하고 새벽에 바닷물에 백토를 풀어 밥 짓는 쌀뜨물처럼 보이게 했다. 이를 본 왜군들은 군사가 많은 줄 알고 스스로 물러났다. 그 후 노적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유달산부터 목포역 사이에는 목포의 근대유산이 대부분 모여 있다. 목포시는 이 거리 일대를 묶어 '근대문화역사거리'로 조성하고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남도 최대의 항구 도시답게 서남해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봄이 오는 근대골목 베스트 맛집을 만나 보자.

■ 밥도둑 꽃게살 비빔밥, 목포 '장터식당'

장터식당(이미지=인스타그램ID_tk.g_mom)

전라남도 지정 별미집 1호로 선정된 '장터식당'은 목포에서 양념 꽃게 요리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매 식사 시간이면 관광객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로 대기 행렬을 이룬다. 대표 메뉴는 감칠맛 나는 양념과 싱싱한 꽃게 살을 맛볼 수 있는 '꽃게살'이다. 주문과 동시에 꽃게는 살만 발라내 양념장과 버무려 제공된다.

커다란 대접에 담긴 밥과 곁들이기 좋은 6가지 반찬, 조미김이 함께 준비된다. 양념 꽃게살을 넣고 취향대로 나물들을 첨가해 비벼 먹으면 된다. 이 집의 달큰하면서도 매콤한 양념과 탱글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의 꽃게살은 어느새 밥 한공기를 비우는 매력적인 맛이다. 양념에 잘 비벼낸 밥을 조미김에 싸 먹는 방법이 별미라고 하니 참고할 것.

▲위치: 전남 목포시 영산로 40번길 23 ▲영업시간: 매일 11:30 - 21:00 ▲가격: 꽃게무침(2인) 2만4천원, 꽃게살(2인) 2만4천원 ▲후기(식신 애드라놀자): 꽃게무침 진짜 최고에요! 다른 양념게장과는 다르게 발라져 나오니까 귀찮지도 않고 바로 수저로 퍼서 밥에 비벼 먹는데 진짜 싱싱하고 양념이 엄청 빨간색인데 간이 세지 않고 진짜 밥도둑이란 말을 실감하고 왔어요.

■ 다양하게 즐기는 민어코스 요리, 목포 '영란 횟집'

영란횟집(사진=인스타그램ID_nahooninmokpo)

1969년을 시작으로 2대째 영업 중인 민어회 전문점, '영란 횟집'. 신선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민어회'부터 채소와 함께 매콤 새콤하게 무쳐 낸 '회무침', 고소한 '민어전', 얼큰한 맛의 '민어 매운탕' 등 다양한 민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대표 메뉴는 모든 민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민어 코스요리'다.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민어회는 참기름을 곁들인 쌈장, 양념간장, 초장 등 취향대로 양념장을 곁들여 먹는 재미가 있다. 함께 제공되는 민어 부속 부위인 민어 부레, 껍질, 민어 살과 뼈를 다져 만든 뼈다짐이 별미라고 하니 참고할 것.

▲위치: 전남 목포시 번화로 42-1 ▲영업시간: 매일 08:00 - 22:00 ▲가격: 민어 코스요리(4인) 15만원, 민어회 4만5천원, 매운탕 5천원 ▲후기(식신 여자랍니다): 상차림은 민어회 한 접시에 기본 반찬과 야채, 그리고 몇 가지 부속회가 조금 나옵니다. 막 화려 하진 않지만 소박하게 민어회를 맛나게 먹고 싶다면 갈만 한 집입니다.

■70년 전통 빵집, 목포 '코롬방제과'

코롬방제과(사진=인스타그램ID_yeon__bb)

전국 5대 빵집으로 불리는 '코롬방제과'는 1949년을 시작으로 70년째 운영 중인 빵집이다. 목포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곳으로 소문난 이곳은 주말이면 빵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대기행렬을 이룬다.

대표 메뉴는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크림치즈 바게트'와 노란 머스타드 소스에 새우과자 맛이 느껴지는 크림으로 가득 찬 '새우 바게트'다. 질깃하지 않고 촉촉한 바게트 빵 결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즐기기 좋은 간식이다. '전국 택배 서비스는 빵의 신선도를 위해 10월부터 3월, 동계 기간만 운영한다고 하니 참고할 것.

▲위치: 전남 목포시 노적봉길 9 ▲영업시간: 매일 08:00 - 22:00, 매월 둘째 주 화요일 휴무 ▲가격: 크림치즈 바게트 5천원, 새우 바게트 4천500원, 밀크, 딸기 쉐이크 2천원 ▲후기(식신 버티기회장님): 목포에서 만난 코롬방제과. 정말 전국 5대 빵집이 맞는듯. 새우 바게트와 크림 바게트만으로도 이 집은 인정.

■ '민어회'와 '민어 지리탕', 목포 '청자 횟집'

청자횟집(사진=인스타그램ID__rosa)

목포 항동시장 골목에 위치한 민어회 전문점, '청자횟집'. 대표 메뉴는 찰진 식감이 매력적인 신선한 '민어회'다. 민어회를 주문하면 칠게 장, 감태, 각종 무침과 나물 등 남도의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밑반찬이 준비된다.

특히 민어 지리탕은 맑지만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새우젓만으로 간을 해서 깔끔한 뒷맛이 특징인 '민어 지리탕'은 맑은 깊은 국물 맛으로 찾는 단골이 많다.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해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위치: 전남 목포시 수강로 13-2▲영업시간: 12:00 - 22:00 ▲가격: 민어회 4만5천원, 매운탕 5천원 ▲후기(식신 설중매): 소문난 곳 보다는 알차고 후회 없는 곳이 바로 청자횟집인가 봅니다. 덕분에 맛난 민어회를 들고 왔네요.

■ 흑산 홍어 삼합, 목포 '덕인집'

덕인집(사진=인스타그램ID_thesoul2u)

목포역 근처에 위치한 흑산 홍어 전문 식당, '덕인집'. 음식에 사용되는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 재료만 엄선해 사용한다. 대표 메뉴는 묵은지에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여 먹는 '흑산 홍어 삼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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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접시 중앙부터 가장 많이 삭힌 부위를, 접시 가장 자리는 가장 덜 삭힌 부위가 담겨 나온다. 코를 톡 쏘는 암모니아향, 돼지고기 육향과 함께 3년 이상된 묵은지의 시큼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텁텁하지 않으면서 고소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인 구기자 인삼 막걸리와의 궁합이 좋다. 생소하지만 부위 별로 다른 맛을 느끼는 재미가 있는 '고래고기'도 인기다.

▲위치: 전남 목포시 영산로 73번길 1-1 ▲영업시간: 매일 15:00 - 22:00, 연중무휴 ▲가격: 흑산 홍어 7만원, 흑산 홍어 삼합 8만원, 홍어찜 10만원, 가오리찜 3만원 ▲후기(식신 suda):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홍어회 맛집. 흑산도 홍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먹을 수 있어요.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병익 식신(주) 대표이사

現, 푸드테크 기업 '식신' 주식회사 대표이사. 現, 한국푸드테크협회 협회장. 연세대학교 대학원 컴퓨터과학 박사.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SEIT 수료. 前, 포인트아이 대표이사. 前, 한국LBS산업협회 이사. 前, 한국공간정보시스템학회 상임이사. 前, KT 연구개발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