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인터넷서 편 갈라 피 튀게 싸울까?

"극단화가 양극화 불러...언론·교육 중요"

인터넷입력 :2018/03/29 18:42

“본인 태도가 극단적일수록 다른 사람도 극단적인 태도를 가질 것으로 착각한다. 또 극단에 가까운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의견과 비슷한 의견을 더 많이 보는 성향을 가진다. 내 집단 의견을 실제보다 더 극단화시키지 않도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며, 미디어 균형적 이용을 위한 미디어 교육도 필요하다.”

인터넷 광장은 왜 양극화 돼 대화와 타협의 여지없이 상대 진영을 피 튀게 공격하기 바쁠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인간의 심리적 원인에서 풀어보고, 법적 규제보다는 집단사고에 빠지지 않게 하는 언론의 역할과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돼 주목을 받았다.

■ “내가 극단적이면, 다른 사람도 극단적일거라 착각”

서강대학교 나은영 교수는 29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온라인 여론공간 양극화의 심리적 원인과 대응’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나 교수는 본인 태도가 극단적인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도 극단적인 태도를 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과 비슷한 의견을 더 많이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 특정 의견에 반복 노출되면 더 극단화된 사고를 하게 되고, 그럴수록 비슷한 글을 더 찾아보게 돼 극단화 된다고 설명했다. 또 빨리 끝내고 싶은 ‘종료 욕구’가 강해지면 가까운 사람은 더 신뢰하게 되고, 먼 사람은 불신하게 되는 심리적 특성을 소개했다.

나은영 교수는 “극단화된 사람은 나중에 올바른 정보를 받아도 바뀌지 않는다”면서 “인터넷 또는 SNS와 같은 미디어 이용 시 반복적 노출과 종료 욕구가 강한 경우가 많아 극화의 우려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 “동일한 사람끼리 토론하면 내 의견지지 이유만 늘어”

이어 나 교수에 따르면 의견 양극화가 발생하는 이유는 동일한 사람끼리 토론하다 보면 내 의견을 지지하는 이유들이 쌓여 더 자신의 의견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또 더 극단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리더처럼 보여 이를 더 따라가는 심리 탓도 있다. 아울러 상대 집단과의 차별성을 더 뚜렷하게 부각시켜야 자기 집단의 존재 이유가 생겨서다.

나 교수는 “선거 때 막말이 많은 이유가 바로 더 강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리더처럼 보여 지지도가 올라가는 사회비교 이론 때문”이라며 “서로 의견이 다른 집단끼리 차별성을 부각 시키는 과정에서 더 심한 양극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 “인터넷, 자기가 원하는 의견만 과도하게 접하게 돼”

서강대학교 나은영 교수

나 교수에 따르면 이런 양극화가 인터넷에서 특히 더 심해지는 이유는 열려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원하는 의견만 과도하게 접하게 돼서다.

또한 가면을 쓰고 있음으로써 느끼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이성적 논의보다는 감성적 성토가 이뤄지고, 순간적으로 내뱉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를 보고 전체라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기 쉬운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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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영 교수는 “언론은 집단 갈등을 자극하는 제목과 내용의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면서 “사용자들은 미디어를 균형적으로 이용하고 정돈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오해와 착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미디어 교육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