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臺 반도체 줄이고 미국산 쓰겠다"

미·중 화해모드 조성에 韓·臺 업계 '불똥'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3/27 09:31    수정: 2018/03/27 10:04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줄이기 위해 한국·대만 등의 수입 물량을 줄이고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양국간 협상의 파장이 한국과 주변국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한국·대만산 반도체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을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연간 3천750억 달러(약 416조원)에 달하는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를 줄여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연 500억 달러(약 56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를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 이후 미국산 128개 수입품목에 대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강경한 자세로 나왔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결정으로 최악의 무역전쟁을 모면키 위해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줄이기 위해 한국·대만 등의 수입 물량을 줄이고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CNET)

미국은 지난주 중국 측에 무역전쟁 완화 대가로 ▲자국산 반도체 수입 확대 ▲자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 ▲자국 기업들의 중국 금융시장 접근권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Fox)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과 조만간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중국의 이같은 결정이 국내 업계에 어느정도 충격을 가져다줄지는 미지수다. 다만 양국의 무역 마찰이 주요 교역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이 확인된 셈이어서 주목된다.

관련기사

또 아직까지 미국이 중국의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 지도 알 수 없다. 미국 역시 전통적인 우방국인 한국과 대만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FT는 "이는 미국과 중국이 대화모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상징한다"면서 "다만, 중국의 조치가 미국과 동맹 관계인 한국·대만에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