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 자빌과 카메라 기술 라이선스 공급 계약

드론 진출 실패, 대량 감원 이은 '고육지책'

디지털경제입력 :2018/03/23 09:15

액션캠 제조사 고프로가 카메라 기술과 렌즈를 다른 제조사인 자빌에 공급하기로 했다. 자빌은 고프로 기술을 이용해 화상회의용 카메라나 경찰용 바디캠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할 계획이다.

고프로가 핵심 기술 라이선스에 나선다. (사진=고프로)

22일(현지시간) 고프로는 미국 제조사 자빌에 자사 설계 기술과 IP(지적재산권)를 다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자빌은 2014년 고프로 히어로4 출시부터 고프로와 협업한 제조사다.

자빌 어브 스테인 부사장은 "스마트홈이나 군사, 소방, 경찰,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용 액션캠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프로 샌더 바나 CTO 역시 "고프로의 센서와 렌즈가 화상회의 제품이나 로봇, 자율주행차에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프로는 그동안 액션캠 이외의 다른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2016년 고프로 액션캠을 탑재한 드론인 카르마를 출시했지만 출시 16일만에 배터리 문제가 불거져 전량 리콜 사태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1위 업체인 DJI와 경쟁에서도 밀렸다. 결국 고프로는 지난 1월 드론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전세계 직원의 20%인 25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고프로는 2016년 드론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1월 철수했다. (사진=씨넷코리아)

고프로 설립자이자 CEO인 니콜라스 우드먼은 지난 1월 미국 블룸버그TV에 출연해 "고프로가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큰 조직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분명히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회사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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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프로는 회사 매각 대신 기업용 시장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는 파트너와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고프로가 핵심 기술을 다른 회사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자빌이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제품에서는 고프로 브랜드가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