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케이스 업계 '생존 경쟁'...디자인특화·기능 차별화

게임용 PC 바람 타고 6만원대 이상 고가 제품 잘 팔려

홈&모바일입력 :2018/03/22 16:26

PC 시장 침체와 함께 조립 PC 수요가 줄어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 케이스 업체들이 게임 애호가와 마니아 공략에 나섰다. 케이스 내부가 잘 보이도록 아크릴과 강화유리를 쓴 케이스나 조립 편의성·냉각 성능을 강화한 6만원대 이상 케이스가 인기를 끈다.

일부 업체는 PC 케이스 뿐만 아니라 전원공급 장치와 게임용 하드웨어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도 한다.

■ PC 케이스, 연간 120만 개 이상 팔린다

주요 PC 케이스 업체들의 집계에 따르면 한 해동안 국내 시장에서 팔리는 PC 케이스는 약 120만 대에서 150만 대를 오간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해는 암호화폐 채굴 바람이 불면서 케이스 없이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노출 시킨채로 쓰는 경우가 많아 전체 시장 규모는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불어닥친 암호화폐 채굴 바람으로 PC 케이스 판매량은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PC 케이스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케이스는 대부분 3만원 이하 제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용 PC의 경우 1~2만원대 저가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 아주 싸거나 아주 비싸야 팔리며 그 경계선은 4만원 내외다"라고 밝혔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며 어려움을 겪다 시장에서 철수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지난 해에는 모뉴엘 수출사기에 휘말려 자금난을 겪던 한 국내 중견 업체가 주변기기 업체에 피인수되어 사라지기도 했다.

■ 기능성·디자인 중시한 고가 케이스에 '눈길'

100원 단위의 최저가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케이스 제조·유통업체들이 눈을 돌린 것은 바로 게임 시장이다. LED나 각종 조명이 화려하게 장착된 케이스, 혹은 고성능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의 열을 빠르게 식힐 수 있는 냉각팬을 여러 개 부착한 6만원대 이상 케이스가 게이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여기에 최근 대작 게임 바람이 불며 게임용 PC의 흥행을 이끌고 암호화폐로 인한 PC 케이스 수요 감소까지 상쇄했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케이스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2% 가량 늘어났다. 개당 판매 금액도 40% 이상 뛰어올랐다.

고성능 PC 수요가 케이스와 메인보드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자료=다나와리서치)

다나와 리서치는 "배틀그라운드 등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는 고성능 조립PC에 대한 수요가 많았고 이에 따라 조립PC의 핵심 요소인 메인보드와 PC 케이스의 판매량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 "케이스 하나만으로는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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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케이스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전원공급 장치나 키보드·마우스 등 입출력 장치, 헤드폰 등 게임용 주변기기 사업으로 진출하는 업체들도 많다. 한미마이크로닉스는 22일 PC 케이스와 전원공급장치 신제품을 출시하며 '마닉' 브랜드로 게임용 주변기기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고기능 케이스 이외에 게임용 주변기기로 사업을 확장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처음에는 가격만 보고 보급형 제품을 샀다가 점점 고가·고급형 제품으로 넘어온다. PC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품질에 중점을 둔 중고가 제품을 출시해 출혈 경쟁을 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