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평생 한번은 창업할 수밖에 없다

[김형민의 창업공학②] 창업 절차 이해 중요

전문가 칼럼입력 :2018/03/15 14:32    수정: 2018/03/16 10:31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2016년 기준으로 한국경제원과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평균 연봉은 약 3,387만원이다. 중소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3,494만원,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6,607만원으로 그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25세부터 경제활동을 시작한다고 가정하고 60세를 기준으로 퇴직을 한다고 가정하며(2017년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보고서에 ‘주된 일자리에서의 퇴직 연령은 2016년 기준으로 남성 51.6세, 여성47.0세임) 계산상 편의를 위하여 평균 연봉을 4천만원으로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경제활동 기간인 35년간 한번도 직장을 쉬는 기간이 없이 계속해서 다니고 노동을 통하여 벌어 들인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합하면 14억 정도를 모을 수 있다.

어떻게 안 쓰고 모으기만 할 수 있을까?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제공한 직장인 평균 생활비는 미혼의 경우 97만원, 기혼은 158만원 정도이다. 남녀 평균 결혼 연령은 2016년 기준으로 34.3세(결혼정보회사 듀오)이니 경제활동 시작시점부터 10년 정도는 미혼이고 그 이후 25년간은 기혼의 생활비를 적용하면 35년간 5.6억의 생활비를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연봉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그래픽: 뉴시스)

서울기준으로 주택 구입 비용은 5억이고 (KB주택은행 주택가격동향, 2016년) 자녀 1명의 대학 졸업까지 평균 교육비는 3억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09년)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신혼부부 한 쌍의 결혼 비용이 2억 6천이다 (듀오월드, 2017년) 신랑과 신부 한 명당 평균 1억 3천을 자녀 결혼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이 모두를 개략적으로 계산해 보면 60세까지 14억 8천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연봉만을 받아서 생활을 한다면 오히려 8천만원이 모자라는 셈이다. 퇴직금을 고려하지 않았으니 그 비용을 3억 정도라고 가정해 보자.

이제 겨우 2억원 정도가 남는다. 즉, 35년간 한번도 쉬지않고 경제 활동을 하고 결혼해서 자녀 한 명을 낳아서 키우고 결혼까지 시키고 나면 부부가 손에 쥐는 돈은 2억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얼마일까? 2016년 통계청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전체 82.4년으로 남자는 79.0년, 여자 85.5년이다. 1970년부터 2016년 까지 매년 평균 수명은 5.5개월씩 늘어나고 있으며, OECD에 의하면 2030년에는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90.8세로 세계 최초로 90년을 넘어설 전망이다.

또 다른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자. (표 2)를 보면 전년대비 사업체 증가 수(=창업자 수)가 20대(23.6%), 60대 이상(11.8%), 30대(6.5%), 50대(0.9%), 40대(0.8%)의 순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사업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20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60세 퇴직 이후라도 창업을 하지 않으면 100세까지 남은 노후를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증거다. 바꾸어 말하면 이제 우리는 ‘평생 누구나 한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표 2) 2014년 말 기준 전년 대비 대표자의 연령대별 사업체 수 증감률 (통계청)

다시 대한민국 평균 연봉에 따른 수익과 지출의 결과로 돌아가보자. 60살에 퇴직하면서 손에 쥐는 자금이 2억 남짓이다. 이제부터 노후 시대의 먹고 살 걱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노후를 준비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아라 퇴직을 하고 나서야 100살까지 살아갈 노후 준비라는 현실과 드디어 맞닥뜨리게 된다. 재취업이라도 하게 되면 다행이지만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제서야 창업이라는 쪽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리 물어보고 저리 고민해보지만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 알 길이 없고 불안하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창업전문가나 창업컨설턴트를 찾아가게 되고 이렇게 얘기한다.

“제가 지금 사업 자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이 7천만원 정도 있는데 어떤 사업을 하면 될까요? 그리고 한달에 얼마를 벌 수 있습니까?”

2억 중에서 1억을 성큼 다 쓰자고 생각하니 부담이다. 그래서 1억 3천 정도는 혹시 모르니 수중에 남겨두고 반이 안되는 7천만원 정도에서 사업을 시작해 보자는 결심으로 전문가라 불리우는 이에게 조언을 구한다.

창업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위주의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치킨집과 음식점을 권유 받는다. 그런데 창업을 준비하다 보니 이것저것 예상치 않은 자금들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더 높은 수익을 위해서는 더 몫이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혹은 권유)에 이른다. 처음 생각한 7천만원 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초기 창업에 쏟아 붓는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했는데 창업컨설턴트가 말하는 만큼의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 본인이 창업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으니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어려운 일을 만나도 극복해 나가기가 어렵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창업 3년 후 생존율은 41.0%(2013년 기준)로, OECD 17개 주요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100개 기업이 창업했다면 3년 뒤 41개 기업만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생계형 창업은 이보다 더 열악하다. 퇴직자들의 대표적인 생계형 창업으로 꼽히는 여관·치킨집 등 숙박·음식점업의 5년 후 생존율은 17.7%로 업종 중 가장 낮다. 숙박·음식점업의 생존율은 창업 1년 뒤 55.3%였고, 3년이 지나면 그 비율은 28.9%로 줄어든다. (중소기업청 2017년)

창업 절차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에 생기는 흔한 오류들 중의 하나다. 창업은 내가 가진 자금에 맞게 남의 말을 듣고 사업 아이템을 추천 받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고 나에게 맞는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혹은 기획하여)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하고 고도의 생존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철저한 사업계획서를 기반으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찬찬히 준비되어야 한다. 객관적인 검증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그렇게 해도 창업은 여전히 쉬운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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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누구나 한번은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나는 최소한 3년 이상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창업은 생존의 문제기에.

많은 분들의 창업 열정을 응원합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 / 창업공학 전문가

現,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現,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객원교수 現, 중소벤처기업부 창업패키지도약사업 평가위원 現,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평가위원 現, 과학기술부 엑셀러레이팅연계지원사업 멘토 現, 창업진흥원 1인창조비즈센터 전문가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