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금융권과 협업...비트코인, 냅스터 될 것”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 시스템 내 변화 강조

컴퓨팅입력 :2018/03/14 16:43    수정: 2018/03/14 22:22

"블록체인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려면 기존 시스템과 협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의 냅스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3위인 리플(XRP 코인)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다른 암호화폐와 리플의 방향성 차이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갈링하우스가 비트코인을 냅스터에 비유한 건 기존 시스템과 협업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블록체인이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로 실현되기 위해선 정부나 기존 시스템과 손을 맞춰야만 한다는 얘기다.

냅스터는 인터넷 보급 초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디지털 음원 공유 사이트다. 사용자 간(P2P) MP3 음원 공유 서비스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 때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인터넷 사용법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하지만 냅스터의 화려했던 전성기는 오래 계속되진 못했다. 저작권 문제 등으로 법, 기존 시스템과 충돌한 끝에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 "블록체인, 실제 가치 실현 위해선 해법 명확해야"

갈링하우스는 "비트코인은 결국 디지털 자산의 냅스터가 될 것으로 본다"며 "냅스터는 당시 혁명적으로 등장했고 디지털음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법을 어겼기 때문에 실패했다"면서 "결국 디지털음원 서비스를 실현시킨 것은 기존 (음원시장) 시스템과 함께 움직인 스포티파이나 아이튠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 암호화폐가 무정부주의 또는 정부와 기존 제도에 반대하는 문화를 기반으로 출발했다면 리플은 정부와 은행, 금융기관과 함께 문제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며 "리플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역발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리플은 기존 국제 송금 방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행 국제 송금 기술은 고비용, 낮은 신뢰성, 느린 속도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은행 간 송금에 연간 1조6천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전체 국제 송금 거래 중 약 4%는 실패한다. 또, 청산결제까지 3~5일 소요된다.

리플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은행과 금융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갈링하우스는 "블록체인이 무한한 기회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무엇을 위한 해법인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이 산업은 청소년기 수준에 있고, 산업을 성숙시키기 위해선 실제 고객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블록체인이 시스템 밖에서 파과하고 변화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 내에서 변화를 찾는게 이 업계가 성숙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기존 시스템과 협업하면서 발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은 화폐라 부르기 어렵다...ICO토큰 효용 입증해야"

갈링하우스는 이날 암호화폐 관련 다양한 이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암호화폐, 가상통화 등 다양한 용어가 혼용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그는 "디지털 자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적절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 것을 화폐나 통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물거래가 활발해야 화폐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은 비트코인을 가지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사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통화가 아니라고 영원히 아닐 것이라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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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공개(ICO)를 통해 발행된 코인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ICO 토큰의 가치가 '0'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 "디지털 자산은 '어떤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는 효용에 의해 가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며 "비트코인은 디지털 골드라 점이 효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 ICO 토큰은 백서를 읽어봐도 어떤 효용을 제공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