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출시 임박...소비자 마음 훔칠까

초기 예판 흥행 부진, 체험존 등 마케팅 총력전

홈&모바일입력 :2018/03/14 08:20    수정: 2018/03/14 10:03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9의 출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갤럭시S9이 초기 흥행가도를 달렸던 전작들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사전예약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본 라운드에선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는 오는 16일 정식 출시된다. 갤럭시S9 시리즈는 지난 달 25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첫 공개된 이후 국내에서는 이틀 후인 같은 달 28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사전예약은 일주일 가량 진행됐으며 이달 9일부터 사전 개통을 시작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현장에서 '갤럭시S9이 전작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추기도 했다. 그는 "갤럭시S9은 갤럭시S8보다도 출시 시기 기준으로 더 많이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9의 경우 갤럭시S7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업체들의 늦어진 출시 시기의 영향으로 갤럭시S8을 뛰어넘는 4천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갤럭시S8의 출시 첫 해 판매량은 3천750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갤럭시S9이 아직까지 전작만큼의 흥행 수준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의 사전 개통량은 전작의 7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9은 사전 개통 첫 날 약 18만대가 개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작인 갤럭시S8의 경우 첫 날 약 26만대가 개통되면서 신기록을 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갤럭시S9'.(사진=씨넷)

갤럭시S9에는 색다른 사용자 경험(UX)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들이 적용됐지만, 전작과 거의 유사한 외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교체 수요를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애플의 아이폰8 시리즈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향상됐지만 전작과 동일한 디자인 때문에 아이폰X 대비 반응이 미비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갤럭시S9 시리즈는 전작과 비교해 3D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증강현실(AR) 이모지, 초고속 카메라(슈퍼 슬로우 모션), 듀얼 스피커, 홍채와 지문을 동시에 인식하는 인텔리전트 스캔, 듀얼 카메라(갤럭시S9플러스)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다만 디자인 측면에서 화면 베젤(테두리)가 약간 줄어드는 것에 그쳤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교체 수요를 만들었던 요소는 제품의 변화와 혁신이었다"며 "지난해에는 베젤리스 대화면, 인공지능(AI) 비서, 생체인식 기능 등 소비자들의 소구 포인트를 자극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시장의 성장을 이뤄냈지만 더 이상 새로운 기능들을 발굴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수요 창출에 한계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S9 공개 이후 사전예약 전까지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는 예열 기간이 전작에 비해 짧았던 것도 흥행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갤럭시S8은 지난해 3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개된 이후 4월 7일 예판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8은 처음 공개된 일주일 후에 예약판매를 시작했지만, 갤럭시S9의 경우 지난 달 공개된 직후인 이틀 뒤부터 예약을 받았기 때문에 대기수요가 적었다. 아무래도 예년과는 달리 초기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고 사장은 "올해 (갤럭시S9 판매량) 목표를 말씀드리기 보다는 트레이드 인(보상판매), 고객 데이터 마케팅(CDM), 체험 마케팅을 통해 갤럭시S9이 갤럭시S8보다도 출시 시기 기준으로 더 팔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갤럭시S9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삼성디지털프라자, 이동통신사 매장의 S·ZONE 등 전국 4천여곳에서 특화 체험 공간을 마련해 대대적인 갤럭시S9 시리즈 체험 마케팅에 나섰다. 이른바 '갤럭시 마니아'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컨슈머 데이도 마련했다. 이 행사는 모바일 라이프를 공유하는 소비자 참여형 행사로 출시 당일인 16일부터 이틀 간 개최된다.

또 기존 단말기를 반납하면 중고 시세보다 최대 10만원을 추가 보상해주는 특별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중이다. 중고 단말기 모델에는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시켜 갤럭시 진영 확대에도 나섰다. 하지만 보상 가격이 실제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의 초기 출시 국가도 전작보다 확대했다. 갤럭시S9은 오는 16일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6일엔 중국 광저우에서 제품 발표회를 개최하고 현지 판매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작인 갤럭시S8은 지난해 1차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등 3개국에서만 우선 출시된 이후 일주일 뒤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50개국에 상륙했다.

다만 이번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갤럭시S9 국내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매년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 출시 시기에 고동진 사장 등이 참석해 제품과 전략을 발표하는 미디어 행사를 진행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9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지 않지만, 대규모 체험존과 컨슈머 데이 등을 통해 소비자와 제품의 접점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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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전작의 디자인 등을 계승, 투자 비용 절감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상승하는 한편 마케팅 비용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IM사업부가 1분기 2조9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2조700억원이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IM사업부는 스마트폰 신제품에 따른 ASP 상승과 저가 모델 비중 감소에 따른 제품믹스 개선으로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며 "물량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이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신제품 마케팅 비용 규모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