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경쟁 돌입

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준비 분주

금융입력 :2018/03/13 10:43    수정: 2018/03/13 10:46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 자격이 작년 7월부터 확대되면서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13년말 63조7천억원이었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6년말 147조원, 2017년말 167조원으로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시중은행도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해, 확고한 지위를 다지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아직 시중은행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퇴직연금 상품 설계·가입이 되는 곳은 두 곳(신한은행·NH농협은행) 뿐이라 은행 간 경쟁이 예고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이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들 은행은 일반 투자상품에 한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곤 있지만 퇴직연금 자산을 설계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없는 상태다.

신한은행은 작년 8월부터 모바일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퇴직연금 자산을 설계하고 조정할 수 있는 '엠폴리오' 를 제공 중이다.

NH농협은행 고객들은 은행 창구에서만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행 창구에서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인 'NH로보-프로'를 통해 모델포트폴리오를 추천받으면, 고객이 직접 결정해 가입하는 방식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하반기까지 외부 펀드 평가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프로세스 개선, 시스템 고도화를 이뤄 모바일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출시를 자사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쌤'의 시스템 안정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투자상품 로보어드이저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한 후, 오는 7~8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놓겠다는 것.

해당 부서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등을 관할하는 부서와 연금사업부서 간 조율을 통해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투자자금을 매월 낼 것인지, 아니면 목돈을 거치할 것인지와 투자금액에 따라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그대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에도 접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은행의 퇴직연금 전산시스템 고도화가 완료되는대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놓는다. 부서 관계자는 이 시기를 오는 4월로 예상했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 '하이로보'를 일반 개인연금에 도입해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자산 진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아직 정확한 서비스 개시일을 못박아 두진 않았지만 조만간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상품군이 퇴직연금인만큼 로보어드바이저와의 접목이 수월하지만은 않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퇴직연금 상품은 관계법령에 의해 운용상품의 주식형 상품 비중을 최대 70% 이하로 운용해야 하고, 노후자금이기 대문에 장기 적정 수익을 달성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관련기사

신한은행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구성해야하는데다 고객별 투자 성향에 맞는 맞춤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금과 같은 주식 활황시장에서 고객 수익률이 코스피 증가율을 보다 하회하면 고객 불만이 터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상품이 제한돼 있어 다양한 자산운용사와 상품군을 늘리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