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구부러지고 투명해진다

국내 연구진, 고감도 투명 플렉시블 센서 개발

과학입력 :2018/03/12 12:00

손가락으로 누르는 힘의 세기에 따라 대소문자를 구별하는 고감도 3D 터치 키보드에 투명함과 유연함이 더해질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심우영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나노입자를 활용해 고감도 투명 플렉시블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종이처럼 휘어지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고비용의 복잡한 표면 처리 공정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고, 터치 센서의 민감도를 높이는 표면의 미세 구조로 인해 투명도가 저하되기 때문에 민감도와 투명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빛이 잘 투과하는 실리카 나노입자가 터치 센서 표면에 돌출되도록 제작했다. 거친 표면을 이용해 압력 감지 성능을 극대화했다. 돌출된 구조 밑 공기층이 압력 센서가 외부 압력에 쉽게 눌리게끔 민감도를 키워준다. 이 돌출 구조는 터치 센서를 투과해도 색깔의 변화 없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매우 낮은 밀도로 형성돼 투명도가 우수하다.

개발된 투명 터치 센서를 활용해 만든 제품들. (a)는 고감도 및 광투과성을 겸비한 플렉서블 압력 센서, (b)는 3D 포스터치가 가능한 키보드다. 사용자의 터치 강도에 따라 자동으로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별해 출력할 수 있다.

개발된 터치 센서는 공정이 간단할 뿐 아니라 주방에서 사용하는 랩, OHP 필름 등 다양한 일상적인 재료 위에 제작 가능해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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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영 교수는 “이 연구는 반비례 관계로 여겨지던 민감도와 투명성을 동시에 구현한 압력 센서를 개발한 것”이라며 “혈압 측정 헬스케어 기기와 3D터치 키보드에 기술을 적용하는 데에 성공했으며, 향후 고성능 사용자 터치 인터페이스와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스몰에 지난달 22일 게재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