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39.6km 달려본 ‘제네시스 G80 디젤’

누적 연비 12.2km/l, 저속주행 소음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8/03/08 13:22    수정: 2018/03/08 14:41

제네시스 G80 디젤이 1년여간의 진통 끝에 지난 1월말부터 국내 시장 판매에 들어갔다.

G80 디젤이 출시에 진통을 겪은 이유는 외면받는 자동차시장 내 디젤 입지 때문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가 커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디젤 차량 개발보다는 전기차 등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정책에 눈을 돌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제네시스 G80 디젤은 예상시기보다 1년 늦게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G80 디젤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에 큰 아쉬움을 보였다. 최고출력 202마력(3천800RPM 도달시)과 최대토크 45.0kg.m(1천750RPM~2천750RPM)의 힘을 내는 2.2리터 e-VGT 엔진이 들어갔기 때문. 이 엔진은 아랫등급인 기아자동차 K7과 현대차 그랜저 등에 탑재됐다.

출시전부터 여러 차례 고충과 출시 초기 소비자의 비판을 받은 제네시스 G80 디젤은, 실제 도로 주행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까? 2박3일간 서울, 경기, 인천 일대 총 339.6km를 돌며 차량의 누적 연비를 측정해보기로 했다. 측정방식은 계기반 클러스터 기준이며, 당일 측정 연비가 아닌 3일간 누적 연비를 기반으로 진행했다.

제네시스 G80 2.2 디젤 (사진=지디넷코리아)
'2.2D'가 제네시스 G80 디젤임을 확인시켜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저속주행시 소음 들려, 고속에서는 안정 찾아

제네시스 G80 디젤은 3.3리터 가솔린 엔진이나 3.8리터 가솔린 엔진과 비교했을 때 저속주행시 소음이 꽤 들리는 편이다. 디젤 엔진 고유 특징이지만, 제네시스 만큼은 디젤 엔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으면 어땠을까?

제네시스는 G80 디젤의 흡차음재를 추가 보강했다고 했지만, 운전석에서는 이 흡차음재가 디젤 엔진의 소음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들리는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꽤 들린다. 지하주차장부터 지상까지 올라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은 기사 하단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시속 70km/h를 넘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제네시스 G80 디젤은 가솔린 세단처럼 소음면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엔진 정보, 감지된 소음을 바탕으로 소음과 반대 위상의 신호를 보내 소음을 상쇄시키는 ‘실내 소음 저감장치(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ANC)’가 제대로 활용됐다.

터널 내부를 통과중인 제네시스 G80 디젤 (사진=지디넷코리아)

■누적 연비 12.2km/l, 공인 연비 수준

시승차는 19인치 타이어와 전자식 사륜구동 HTRAC이 적용된 프리미엄 럭셔리 트림이다. 해당 시승차의 복합 공인 연비는 12.1km/l(도심 10.8km/l, 고속도로 14.1km/l)다. 18인치 타이어 2WD 모델의 경우 복합 공인 연비는 13.8km/l다.

339.6km를 달린 후, 4.3인치 TFT-LCD 계기반 클러스터를 통해 누적 연비를 살펴보니 12.2km/l를 가리켰다. 스포츠 모드 주행,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 활용, 정차 구간 등 여러 복합적인 주행상황을 거친 후 나온 연비다. 복합 공인 연비 수준으로 나와 해당 차량의 연비가 크게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주행 습관에 따라서 연비는 달라질 수 있다.

제네시스 G80 디젤에는 2.2리터 e-VGT엔진이 들어갔다. 최고출력 202마력(3천800RPM 도달시)과 최대토크 45.0kg.m의 힘을 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솔린과 차이나는 편의사양

제네시스 G80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과 달리 일부 편의사양에서 크게 차이를 보인다.

디젤 모델에서는 가솔린과 달리 9.2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하거나 선택할 수 없다. 애플 카플레이 등이 지원되는 8인치 디스플레이만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변속기 아랫부분에 위치한 내비게이션 컨트롤 장치와 자동주차 보조 기능을 선택할 수 없다. 뒷좌석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선택할 수 없다. 주행성능보다 편의사양에 우선을 두는 소비자라면 제네시스 G80 선택시 이 점을 참고해야 한다.

8인치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는 제네시스 G80 디젤 실내 대시보드 (사진=지디넷코리아)
자동 주차 보조장치와 내비게이션 컨트롤 장치 등이 빠진 제네시스 G80 디젤 (사진=지디넷코리아)

■정체구간에서 2분동안 스스로 운전한 G80 디젤

하지만 제네시스 G80 디젤은 가솔린과 같이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 등이 들어간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을 선택할 수 있다. 해당 옵션사양의 가격은 200만원이며,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 뿐만 아니라 운전자 주의 경고, 정차와 재출발이 지원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진동경고 스티어링 휠, 하이빔 보조, 앞좌석 프리엑티브 시트벨트 등이 들어간다.

그동안 지디넷코리아는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 HDA 기능을 테스트해봤다. 제네시스 G70는 HDA 실행시 고속도로에서 평균 2분~3분 동안 스스로 주행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아차 K7, 현대차 넥쏘, 현대차 신형 싼타페 TM 등도 HDA를 탑재해나가고 있다.

제네시스 G80 디젤을 타면서 저속 주행시 HDA 반응이 어떨지도 테스트해봤다. 출퇴근 시단대 정체구역이 꽤 있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테스트 구간으로 정했다.

제네시스 G80 디젤에 탑재된 HDA는 시속 0km/h에서 150km/h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이 차량의 주행 위치가 고속도로임을 확인시켜주면, 시속 60km/h 이하에서도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능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복합적인 기능을 쓸 수 있게 해준다.

4.3인치 TFT-LCD 클러스터로 볼 수 있는 제네시스 G80 디젤 HDA 시스템 구동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정체 구간에 진입 후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차간 거리 설정을 총 4단계 중 1단계로 맞췄다. 속도는 제한속도 100km/h에 맞췄다. 그러자 계기반에는 파란색 바탕 ‘HDA' 로고를 띄웠고, 제네시스 G80 디젤은 스스로 주행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타이머로 제네시스 G80 디젤이 얼마나 스스로 운전하는지 측정한 결과 1분51초가 지나고 ‘핸들을 잡으세요’ 경고를 띄웠다. 약 2분동안 스스로 주행한다는 것이다. 해당 테스트가 담긴 영상은 기사 하단에서 볼 수 있다.

제네시스는 대형 세단 입지 강화를 위해 최대한 많은 파워트레인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G80 디젤 엔진뿐만 아니라 내년 가솔린 엔진 성능이 대폭 강화된 G80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과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순수 전기차 모델도 더해진다. 이 가운데 과연 디젤 모델이 제네시스 판매 강화에 도움을 줄지 앞으로 계속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제네시스 G80 2.2 디젤 모델의 가격은 럭셔리 5천170만원, 프리미엄 럭셔리 5천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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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네시스 G80 디젤 시승] 국내 최초 대형 세단 디젤 모델, 339.6km 달려본 후 누적 주행 연비는? (+HDA 저속 주행 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