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뛰는데 낸드는 제자리…왜?

서버용 D램 수요 '폭발'…낸드는 3D공정 전환 안정화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3/05 18:03    수정: 2018/03/05 18:08

메모리반도체의 양대 주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행보가 확연히 달라 주목된다. D램 가격이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데 반해, 낸드 가격은 6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이는 두 메모리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의 수요 증가로 IT업체들의 서버용 D램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이를 공급하는 업체는 극소수에다가 공급량도 한정적이다.

반면 낸드는 3차원(3D) 낸드 공정 전환에 따른 수급 불안정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공정전환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수급량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3차원 TSV(실리콘 관통 전극) 적층 기술을 적용한 삼성 64기가바이트(GB) DDR4 서버용 D램 모듈. (사진=삼성전자)

구글 등 IT 공룡들 중심으로 서버용 D램 수요↑

5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서버용 D램(DDR4 16GB RDIMM) 제품의 평균거래가격(ASP)은 161달러(약 17만8천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4%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월과 비교해도 1.3%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IT업체들마다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데이터센터'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며 "이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IT업체들의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버용 D램은 로직 반도체와 함께 4차산업혁명을 이루는 중심 축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AI와 IoT, 자율주행 기술을 수행하려면 데이터센터를 크게 확장해야 한다. 이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은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설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서버용 D램의 가격이 계속해 오른다는 것은 예견된 사실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말 "2018년 1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2017년 대비 30% 가량 증가할 전망"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서버용 D램의 평균 가격도 전년 대비 40% 올랐다.

한 편으론, 모바일 수요 변화에 끌려다녔던 D램이 서버용 제품의 꾸준한 판매 증가 덕분에 계절 영향을 벗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4분기께 수요가 증가했다가, 1분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던 과거와는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72단 3D 낸드플래시 칩. (사진=SK하이닉스)

■ 낸드플래시, 6개월째 제자리…"가격 하락 가능성도"

이와 반대로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째 같은 가격을 기록 중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ASP는 5.60달러를 유지했다.

업계는 낸드의 이러한 가격 정체의 원인에 대해 공정 전환에 따른 수급 불안정이 해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시도한 3D 공정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급격한 전환 과정에서 공급이 다소 부족했던 지난해 9월까지와는 달리 현재는 낸드 공급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전까진 데이터센터 신설에 따른 수요 증가 폭 대비 공정 전환의 어려움으로 인한 공급 하락 폭이 더 커서 가격이 영향을 받았지만 현재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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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편에선 낸드 가격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향후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 부족이 더욱 완화될 경우, 가격이 계속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램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낸드는 다르다"면서 "올해부터 3D 낸드 공정 전환이 안정세에 접어들면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