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전문가 데려다 규제기준 만든다"

빌 시하라 비트렉스 CEO, 국회 토론회서 강조

컴퓨팅입력 :2018/02/27 17:09    수정: 2018/02/27 22:16

"미국 정부는 최고 변호사와 업계 전문가들을 데려와 암호화폐 분야 규제를 만들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비트렉스의 빌 시하라 최고경영자(CEO)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화폐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의 규제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비트렉스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4년 됐고, 현재 거래량 기준 세계 10위 안에 드는 대형 거래소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통 미국을 규제 없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감독기관과 규제기관들이 암호화폐를 들여다 보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렉스도 미국 내에서 연방·주 정부 차원의 규제를 지키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빌 시하라 CEO는 "암호화폐 규제는 사용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인터넷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기관이 독점적으로 규제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독·규제 기관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빌 시하라 비트렉스 CEO(사진 오른쪽)와 키란 라이 CSO(왼쪽)

비트렉스 키란 라이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보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 규제 체계를 소개했다.

키란 라이 CSO는 미국 국토안보부에 사이버 안보와 법무 자문역, 법무부 차관 수석 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며 암호화페 불법행위에 대해 기소하고 사법 집행하는 역할을 해 온 정부와 업계 전문가다.

라이 CSO는 암호화폐에 대해 연방차원의 3개 기관이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CT), 증권거래위원회(SEC), 재무부가 있다. 재무부 아래는 또 금융범죄집행네트워크(FinCEN), 외국자산통제국(OFAC), 국세청(IRS)이 관여한다.

CFCT는 상품을 규제하는 기관으로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볼 수 있다는 검토 결과를 내놨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나온 암호화폐관련 규정이다.

SEC는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취급되는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증권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4가지 요소가 있다고 보고 이를 만족하면 증권으로 규정한다.

재무부 산하에서는 FinCEN은 자금세탁, 테러리스트의 자금 모집을 포착하고 막기 위한 사법집행활동을 하고 있다. 이 기관에서 자금 거래 서비스업체(MSB) 대한 규정 요건을 정해놨는데, 거래소도 MSB 범주에 들어가 등록해야 한다.

OFAC은, 국가 안보에 저해되는 무역, 거래에 제재를 하는 기관이다. 국세청은 납세기관으로, 암호화폐 거래로 손실·이득이 있을 경우 신고하고 납세해야 한다. 거래소도 사용자의 정보와 납세에 필요한 내용을 IRS에 신고하고 정보를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또, 연방규제뿐 아니라 각 주정부 규제도 있다. 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자금송금규제기관이 거래소를 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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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 CSO는 "미국에서는 연방·주 차원에서 다양한 규제체제와 기관을 가지고 있다"며 "거래소는 이 내용을 다 알아야하고 우리가 취급하는 화폐 유형, 사용처, 사용 상황에 따라 관련된 기관을 알아내고 그 규제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빌 시하라 CEO는 균형 있는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규제를 통해 더 많은 경제 주체가 기술을 받아들이도록 하고 더 많은 사용자를 업계로 끌어와야 한다"며 "앞으로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서비스가 블록체인 기반에서 구동되는 세상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