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통신품질보다 망 안정성 평가해야”

"5G망 시스템 실수 생기면 재해 수준 이를 것"

방송/통신입력 :2018/02/27 08:14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향후 5G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를 두고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기존 5G 네트워크 특성이자 우수성으로 꼽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초저지연성 등이 아니라 안정적인 네트워크의 운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박정호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8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5G 망에서는 시스템에 한번 실수가 생기면 재해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5G 시대에는 오프라인 세계를 통신이 관제하기 때문에 안전성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이치텔레콤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모든 통신사가 5G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까지 했다”면서 “(안정된 망 운용 능력이) 떨어지는 사업자의 5G 모듈은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MWC 2018 전시 품목도 안전성(Safety) 등에 무게를 뒀고, MWC 기간 동안 깜짝 발표한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인 IDQ 인수 목적도 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TV 상업 광고도 재해재난 대비 등에 무게를 두면서 관련 사업 전략에 힘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망 운용을 두고 안정성을 필수요소로 꼽은 이유로 5G 시대에는 일상 생활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정호 사장은 “지금의 통신망이 만약 6시간 동안 다운된다면, 이 역시 문제지만 고작 전화통화가 안된다고 해서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문제는 없다”면서 “하지만 5G 통신이 (잠시만이라도) 통제되지 않고 관제되지 않는다면 도로 위를 달리는 커넥티드카가 제멋대로 움직이고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5G 통신을 상용화하기 이전에도 예상 가능한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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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은 “지금은 정부가 망의 안정성을 평가하지는 않는다”며 “5G 시대에는 정부가 망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직접 관여하고 확신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하고 있는 통신서비스품질평가 외에도 정부가 망 안정성 평가를 해야하지 않겠냐”며 “(사회 전반에 깊숙이 연결된) 5G 통신의 안정성을 언제까지 민간에만 맡길 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