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생발전협의회 첫 회의 반응 “글쎄…”

“현실과의 괴리감만 확인”

인터넷입력 :2018/02/23 18:48    수정: 2018/02/23 18:59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 간 역차별 이슈와, 통신사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와의 복잡한 이해 문제를 풀기 위해 48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인터넷상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인터넷 상생발전 협의회’ 발족식과 첫 전체 회의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2개의 소위원회로 나눠 국내외 사업자 역차별 해소 및 제도개선 방안과, 제로레이팅 등 망중립성 관련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해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소위원회 회의는 매달 한 번, 전체회의는 분기별 1회 정도 개최될 예정이다.

협의회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컸던 가운데, 참석자들은 오늘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분위기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인터넷 상생발전 협의회 전체회의 참석자들.

출범식에 더 무게가 쏠려 있던 자리였던 만큼 새롭거나 의미 있는 논의들이 현장에서 이뤄지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은 구글과 같은 해외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이슈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로 해외 사업자들은 이용자들의 선택을 못 받는 순간 자사 서비스도 위태해질 수 있다는 ‘엄살’ 섞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업자는 “해외 사업자는 가만 놔두면서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는 직설적인 발언까지 했다.

또 통신사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망 구축을 했으나, 이로 인한 혜택은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사업자들이 가져가더라는 내용의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시민단체나 소비자단체들은 사업자들의 사회적 책무와 이용자 후생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상생발전 협의회 1차 전체회의 기념사진.

일각에서는 협의회 구성원들이 현장과 실무 감각이 떨어지는 교수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기술 이슈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들이 마련될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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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협의회 첫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24시간 논의해도 될까 말까한 사안을 두고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해결책을 찾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면서 “이미 수년 전부터 나온 얘기가 다였고, 현실과 괴리감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행사장을 나온 한 인터넷 사업자는 “(상생협의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으며, 다른 인터넷 사업자는 “새로운 얘기나 의미있는 얘기가 논의된 자리는 아니었다.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는 원론적인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인터넷 상생발전 협의회' 자료집 캡쳐.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를 설명.
‘인터넷 상생발전 협의회' 자료집 캡쳐. 해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내용.
‘인터넷 상생발전 협의회' 자료집 캡쳐. 통신비 인하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트래픽 폭증에 따른 인프라 투자 요구를 받는다고 주장한 통신사 입장 데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