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협단체 "WHO, 게임장애 질병화 시도 우려“

WHO 국제질병분류(ICD-11) 개정 통해 게임 장애 질병으로 분류 움직임

디지털경제입력 :2018/02/19 15:41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게임 관련 협단체가 성명서를 내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고 있는 게임장애(Gaming Disorder) 질병 등재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19일 ‘비과학적인 게임 질병화 시도에 반대하며 국제질병분류기호 개정안의 관련 내용 철회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는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포함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문화연대, 게임개발자연대 총 8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성명서에 따르면 협회 측은 "전 세계에서 온라인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약 20억 명에 달한다"며 "게임 이용자들 중에는 더 열정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도 게임장애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린 바 없다. WHO의 최근 움직임이 게임 장애와 관련된 과학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게임 장애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실험을 통한 데이터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대상 그룹을 이루는 구성원이나 해당 그룹의 모집 과정이 타당한지도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HO는 게임 장애를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확대하는 게임행위의 패턴‘으로 정의했다. 진단 기준으로는 게임에 대한 통제 기능 손상, 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WHO의 게임 질병)정의와 진단기준으로 20억 명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콘텐츠를 질병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 상식적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과학적 엄밀성이 부족한 자의적 판단에 따라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게임 장애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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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게임 산업 종사자들이 ‘질병 유발 물질 생산자‘라는 오명을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게임 단체는 앞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타 국가 및 관련 산업계와의 연계를 통해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WHO는 내년 5월 11차 국제질병분류(ICD-11) 개정을 통해 게임 중독 및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