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만나지 마세요, 아만다 하세요”

신상훈 넥스트매치 대표 아만다 성공기

중기/벤처입력 :2018/02/17 08:21

“올해는 기필코 천생연분을 찾고야 말겠다”는 게 대부분 청춘 남녀들의 새해 소망이자 각오가 아닐까.

결혼 적령기를 맞은 남녀에겐 설 명절 때 친척들이 의례 던질 “결혼은 언제 하냐”, “연애는 하고 있냐?”는 질문이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각대로 마음에 쏙 드는 이성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내 조건에 움츠려 들게 되고,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해도 이미 짝이 있어 뒤돌아서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데이팅, 소개팅 앱을 찾게 된다. 일단 이성 간 만남에 목마른 이용자들이 한 데 모여 있고, 바로 얼굴을 보고 대화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만남 주선 앱들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남녀 성비가 맞지 않아 실질적인 만남이 이뤄지지 않거나, 불순한 목적을 지닌 사용자들이 활개를 치면서 서비스 질을 떨어뜨린 이유가 크다.

신상훈 넥스트매치 대표.

그런데 넥스트매치가 서비스 하는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는 예외다. 모바일 전문 분석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2017년 레트로스펙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아만다는 지난해 비게임 부문에서 국내 앱 중 전체 매출 순위 5위, 2년 연속 데이팅 앱 1위를 차지했다.

그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신상훈 넥스트매치 대표를 만나봤다. 또 데이팅 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아만다를 통해 좋은 이성을 만날 수 있는 팁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아만다, 누적 회원 400만·대화방 매칭 수 500만

신상훈 대표는 2016년, 2017년 초까지만 해도 데이팅 앱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아만다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대중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언론 등에서도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만다의 순위가 계속 올라가면서 매출도 좋아졌어요. 매출이 높다는 건 결국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 아닐까요. 드디어 여기저기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누적 회원 400만, 대화방 매칭 수 500만, 하루에 새롭게 대화 시작되는 건수 7천개 등 좋은 지표를 보이고 있습니다. 20대 중 아만다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적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아만다 주요 실적(2017넌 12월 기준)

데이팅 앱 시장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커지고 있다. 상장하는 스타트업들도 있고, 조단위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갖는 회사도 생겨났다. 경제적으로, 산업적으로 주목 받는 영역으로 성장했음에도 유독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것 같다는 신 대표의 생각이 지금의 아만다를 탄생시켰다.

“저희도 지난해 매출 100억에 가깝게 성장을 했어요. 이 때문에 여러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항상 받고 있죠. 아만다는 만든 계기는 해외에 이미 틴더란 서비스가 크게 성장해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할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어요. 미국, 중국, 일본에서는 굉장히 큰 산업인데 왜 한국에는 존재감이 없을까, 또 편견이 심할까 아쉬웠고,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이 들어 시작했습니다.”

■ 깐깐한 가입심사, 아만다 성공 비결

아만다의 성공비결은 서비스명에 나와 있듯 아무나 만나지 않도록 하는 심사 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 회원 가입을 위해서는 자기소개를 성의 있게 작성해야 하고, 사용자들에게 평가를 받아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한다. 사진에 나온 외모적인 매력도 중요하고, 학력이나 경력 등도 평가 대상이다.

“가입 심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리디북스 퇴사 후 새 사업을 구상하면서 지인들과 오프라인 폐쇄 클럽을 만들었어요. 미혼남녀만 가입하게 했는데, 추천하는 친구들만 가입하게 했죠. 어찌 보면 지금의 아만다 오프라인 모델이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초대되다 보니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슷한 연령대, 다른 사람이 보기에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가 만나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앱애니 아만다 앱 비게임 부문 매출 순위.

비교적 깐깐한 가입 심사 탓에 아만다는 아무나 쓸 수 있는 데이팅 서비스가 아니다. 가입 심사에 탈락한 누군가는 자괴감에 빠질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고민이나 해결책은 없는지 궁금했다.

“데이팅 서비스는 연애 하는 걸 도와주는 서비스예요. 사람 수만큼 다양한 연애가 있고 선호하는 바가 다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데이팅 앱이 모든 만남을 주선할 수 없죠.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거고, 꼭 저희 앱이 아니더라도 다른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남을 가질 수 있으니 별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신상훈 대표는 아만다 회원으로 들어오고, 잘 활동할 수 있는 비법도 공개했다. 프로필을 정성 들여 작성하고, 남성들은 분위기 있는 프로필 사진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이용할 의사가 있는지는 프로필에 드러나요. 남성 회원들은 꾸미기 나름인데, 외모보다 분위기가 중요해요. 직장 회의실에서 양복을 입고 PT를 하고 있는 사진을 넣으면 효과가 좋습니다. 여성은 남성의 분위기, 속성을 보려 하기 때문이죠. 여성은 정면 사진이 잘 통하고요.”

■ 달라진 데이팅 문화...“온라인 만남 자연스러워”

아만다가 데이팅 앱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이용자들은 데이팅 서비스 자체에 불신이 큰 것이 사실이다. 제대로 된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까, 정말 내 단짝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서기 마련이다.

이에 신상훈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데이팅 문화가 확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모바일 소개팅을 추구하는 아만다.

“미국을 예로 들면 틴더 사용자가 2억 명이 넘어요. 미국에서는 거의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인 거죠. 미국에서는 틴더에서 누구를 만났다고 얘기하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요. 미국 20대 5명 중 한 커플은 틴더로 사귄 커플이란 조사도 있고요. 요즘 이성 사귀는 방식을 보면 10~20대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써요. 모르는 사람한테 메시지를 보내고, 온라인으로 만나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보는 거죠. 3~4년 사이에 만남 문화가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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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대표는 2016년 2017년 회사뿐 아니라 산업이 3배씩 고성장한 만큼 올해도 2배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또 올해 여름 중 아만다와 다른 형태의 데이팅 앱 출시도 계획 중이다.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용자들을 위해 독특한 데이팅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우리가 제공하게 될 후속서비스들이 국내 인기 앱 톱5 안에 나란히 드는 게 목표입니다. 20~30대 미혼들이 우리 서비스를 한 번쯤 사용해보고 갔으면 좋겠어요. 데이팅 앱 인식 개선책은 결국 이용자 확대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써보고 내가 써봤는데 괜찮더라 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인식이 개선될 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