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신규 거래 언제?...대리 구매 등장

시중은행 눈치로 암호화폐 거래 음성화

컴퓨팅입력 :2018/02/18 09:41    수정: 2018/02/19 07:41

시중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실명확인 계좌 제공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코인 대리 구매 행위까지 등장했다.

코인 대리 구매는 거래 가능한 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수요자에게 돈을 받고 코인을 대신 구매해 코인 지갑으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돈만 받고 잠적하는 등 사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이 지나치게 정부 눈치를 보면서 암호화폐 거래를 음성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에 실명제가 도입된 지난달 30일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코인 대리 구매'가 가능하다는 글이 수시로 게시되고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가상화폐 대리구매 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구매 후 (코인) 개인 지갑이나 거래소 지갑으로 전송"해주고 "대행 수수료를 받는다"며 일종의 코인 구매 대행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코인 대리 구매 게시글(중고나라 캡처)
코인 대리구매 게시글(중고나라 캡처)

수요자에게 입금 받고 투자까지 대신해주는 '대리 투자'에서, 지갑을 이용해 코인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한단계 진화한 형태다. 암호화폐 거래에 제한은 여전한데 거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자 음성화도 진화하는 모습이다.

음성적 암호화폐 거래가 계속되는 배경엔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이후 입금에 제한을 받게 된 거래소가 여전히 많은 상황과 관련이 있다.

현재 기존 사용자와 신규 가입자 모두 원화 입금이 가능한 거래소는 빗썸과 코인원뿐이다. 모두 농협은행을 통해서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았다.

기존 가상계좌를 받지 못한 소규모 거래소는 아예 실명계좌 시스템 도입에서 제외됐다. 또, 우리은행의 경우 가상계좌를 제공해 온 코인플러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기업은행은 업비트에 기존 사용자에 한해서만 실명계좌를 열어줬다.

거래량 기준 세계 거래소 1위인 업비트의 경우 실명확인 계좌 발급을 대기하고 있는 신규 가입자가 수만명 수준 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 대리구매에 대해 업비트 측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실명확인 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업비트 회원에게 전자지갑으로 가상화폐를 전송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돈을 떼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거래가 확산될까 내부에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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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실명확인 계좌 제공을 지나치게 제한하면서 오히려 시장을 음성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블록체인협회 김화준 부회장은 "대리투자 문제는 은행이 가장계좌를 추가 발급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부터 나왔다"며 "지금처럼 신규 계좌 발급을 제한하거나 일부 거래소에 가상계좌 발급 자체를 안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음성화된 거래 형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협회차원에서도 토론회 등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고 있지만 최종 판단은 은행이 내릴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