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연세대에 ‘백팩’ 들고 온 사연

GEEF 포럼서 ‘사회적 기업’의 가치 중요성 강조

디지털경제입력 :2018/02/08 14:41    수정: 2018/02/08 17:59

8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100주년 기념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곳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GEEF)’ 연사로 참석했다. 눈에 띄는 것은 그가 들고온 '백팩'.

최 회장은 백팩만 들고온 게 아니라 돌발퀴즈까지 냈다. 자신이 들고 온 백팩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한 것.

정답은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이 자동차 시트를 재활용해 만든 백팩이다.

모어댄은 탈북자 및 취약계층이 모여 설립한 국내 기업으로 현재 스타필드 고양 쇼핑몰 등에서 업사이클링 브랜드 ‘콘티뉴(Continew)’를 운영하고 있다.

모어댄은 자동차 생산과정 및 폐자동차에서 수거되는 천연가죽, 에어백, 안전벨트를 재사용해 가방 및 액서서리 제품을 만든다. 해당 가방은 지난해 11월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랩몬스터가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대중의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후원하는 사회적 가치 기업 모어댄이 제작한 폐타이어 활용 백팩을 들고나온 최태원 SK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최 회장은 퀴즈를 맞춘 청중 2명에게 모어댄 제작 백팩을 선물했다.

최 회장이 강연에 앞서 '백팩 쇼'를 한 건 SK가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극적으로 알리고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해당 자산을 공유하고 가치있게 활용하면 회사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며 “주유소 네트워크 공유 방안 등 SK가 가지고 있는 자체 자산을 오픈해 다른 기업 또는 사람들과 함께 쓰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GEEF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는 공공재적 특성이 있어 시장원리(Market Mechanism)가 작동하기 어려워 시장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뒤 “사회적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 그 가치에 비례해 보상해 주는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지난 2015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니 더 많은 영리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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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GEEF 포럼은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과 반기문 세계시민센터가 빈곤퇴치, 불평등 해소,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생태계 보호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처음 열렸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을 명예원장 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