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미래에서 온 수소 SUV, 현대차 넥쏘

12.3인치 디스플레이 압권, 스포츠모드 주행 없어

카테크입력 :2018/02/06 10:49    수정: 2018/02/06 12:54

현대차 수소연료전지 SUV 넥쏘의 주행 가능 거리가 늘었다. 기존에 발표됐던 580km에서 약 29km 상승한 609km 주행 가능한 수준이 됐다. 이는 서울과 대구를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넥쏘는 주행거리 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사양이 하나로 집합된 ‘미래형 SUV'다. 재네시스 EQ900에 봐왔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을 뿐만 아니라, 시속 0에서 150km/h까지 활용 가능한 차로 유지 보조(LFA) 등의 ADAS 사양이 적용됐다. 현대차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7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도 인상적이다.

현대자동차는 5일 오전 열린 넥쏘 미디어 시승 코스를 경기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부터 강원도 평창 메달하우스까지 총 210km 구간으로 정했다. 단일 시승 코스 중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장거리 코스며, 3인1조로 구성됐다.

경기도 일산 일대를 주행중인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평창올림픽 개최 개념 임시번호판이 달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수많은 정보를 포함시킨 12.3인치 디스플레이

넥쏘는 지금까지 출시된 현대차 SUV 중 가장 큰 규모인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이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수소 에너지 흐름도, 수소 연비, 환경 가이드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환경 가이드 메뉴엔 어떤 콘텐츠들이 탑재됐는지 살펴봤다. 여기선 ‘공기 정화량’과 ‘CO2 감축량’ 등이 등장한다. 공기 정화량은 차량을 주행하면서 얼마나 많은 성인이 하루에 숨쉬는 공기만큼 정화했는지 kL 단위로 보여준다. CO2 감축량은 동급 가솔린 차량이 주행 시 배출하는 CO2량을 kg 단위로 표현한다.

넥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제네시스 EQ900와 차별화 둔 점은 바로 애플 카플레이다. 아이폰 USB를 연결하고 나면 카플레이 화면이 12.3인치 디스플레이에 꽉 차게 보인다. 기존 7인치 8인치 디스플레이 속 카플레이에 익숙했던 소비자라면, 넥쏘 12.3인치 카플레이 화면이 새롭게 느낄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가 현대차 넥쏘 12.3인치 디스플레이에서 구동중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넥쏘는 수많은 수소 관련 정보가 12.3인치 디스플레이에 표출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관리 및 설정’ 메뉴로 가면 3개의 수소 탱크 현황과 경로 알림 설정을 할 수 있다. 주행 시 수소 잔량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넥쏘는 디스플레이 팝업 창을 통해 목적지 도착 불가 알림을 보낼 수 있다.

이날 넥쏘 미디어 시승회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콘텐츠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디스플레이 속 콘텐츠를 숙지하려면 최소한 1주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자유로 일대를 주행중인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지디넷코리아)

■실용성 높은 7인치 디스플레이

운전석 계기반쪽에는 바늘 계기반 대신 7인치 디지털 버추얼 클러스터가 탑재됐다.

이 버추얼 클러스터는 타이어 공기압, 에너지 흐름도 등을 보여준다. 주행모드(에코, 애코+, 노멀) 설정에 따라 테두리 색깔이 변한다. 신형 싼타페엔 개인 설정에 따라 디지털 모드 또는 아날로그 모드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넥쏘에는 이를 설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버추얼 클러스터는 실용성이 꽤 높다.

차선 변경시 현대차 넥쏘 디지털 클러스터는 사이드 미러에 탑재된 카메라 화면을 보여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 넥쏘 디지털 클러스터 속 사이드 미러 화면은 운전자의 안전한 차선 변경에 도움을 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넥쏘 버추얼 클러스터는 차선 변경시 사이드 미러에 있는 카메라를 활용한다. 만일 왼쪽으로 차선 변경을 할 경우, 왼쪽 사이드 미러에 설치된 카메라 화면을 보여준다. 운전자는 이 화면을 통해 사각지대 속 장애물이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오른쪽 차선 변경 시도시엔 오른쪽 사이드 미러 카메라 화면이 등장한다.

버추얼 클러스터 속 카메라 화면은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하지만 차선 변경시 운전자가 숄더 체크 등의 시도를 해야 한다는 안전 관련 경고 문구가 없어 아쉽다.

HDA 모드가 실행중인 현대차 넥쏘 7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사진=지디넷코리아)

■2분간 스스로 운전한 넥쏘

넥쏘는 현대차 SUV 사상 최초로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가 탑재됐다. 이후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신형 싼타페 등 주요 SUV 모델 라인업에 HDA 탑재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시승 대부분이 고속도를 주행하다 보니, 기자 뿐만 아니라 타 매체 기자 2명도 쉽게 피로감을 느꼈다.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HDA 뿐이었다.

HDA는 차량 내 내비게이션이 스스로 차량의 고속도로 주행을 인지할 때 작동된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작동 속도를 평균 100km/h~110km/h에 이르는 고속도로 제한 속도에 맞추면 ‘AUTO'라는 표시와 함꼐 HDA가 실행된다.

자체적으로 넥쏘의 HDA 자동운전 시간을 측정해본 결과, 스티어링 휠에 손을 떼고 약 2분간 스스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 ‘핸들을 잡으세요’ 경고를 2차례 무시하게 되면 HDA 기능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을 때까지 스스로 해제시킨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이 실행중인 현대차 넥쏘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시승에서는 아쉽게도 일반도로 운행 구간이 적었다. 또 도심구간이 아닌 한적한 고속도로 구간에서 시승한 코스라, LFA 성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없었다.

LFA는 기존에 현대차가 주로 탑재시켰던 LKA(차선 이탈방지 보조) 성능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기존 LKA는 시속 60km/h 이상 활용가능했지만, LFA는 시속 0에서 150km/h까지 활용 가능해 일반 시내 도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향후 넥쏘 시승차를 별도로 받으면 시내 주행 위주로 LFA 성능을 테스트 해볼 계획이다.

■발전단계인 수소차, 아쉬움도 많아

현대차 넥쏘는 미래에서 온 SUV임은 분명하지만 기존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아쉬움을 준다.

현대차가 제공한 넥쏘 제원을 살펴보면 공차중량은 모던 트림 1천820kg이며, 프리미엄은 1천885kg이다. 전동기 최대 출력은 3천RPM~4천600RPM 범위 내에서 113kW(153PS)며, 최대 토크는 395N.m(40.3kgf.m)이다. 최고속도는 179km/h다.

고속주행을 하면서 한가지 든 아쉬움은 바로 스포츠 모드 부재다. 에코, 에코+, 노멀 모드로만 지원 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노멀 모드 설정 후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아봤는데, 전기차가 선사하는 순간 가속능력을 느끼기엔 힘이 들었다. 속도가 아주 천천히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공기 저항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이 차는 달리기 위한 차보단 친환경 패밀리형 SUV 성격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넥쏘의 센터페시아는 기존 현대자동차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나선형 디자인이다. 암레스트에 팔을 얹고 조작해도 될 정도로 편리한 각도다.

하지만 넥쏘 센터페시아 버튼은 주간 주행시 햇빛에 반사되면 잘 안보인다. 시승하면서 버튼이 잘 보이지 않아 드라이브 버튼 설정과 공조장치 작동에 애를 먹기도 했다. 만일 센터페시아 버튼이 검은색으로 처리됐으면 어땠을까?

햇빛에 반사되면 쉽게 보이지 않는 현대차 넥쏘 센터페시아 버튼들 (사진=지디넷코리아)

■충전소, 가격...고민거리 많은 넥쏘

현대차는 앞으로 2022년까지 넥쏘 1만대 누적판매량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수소충전소를 30여개소로 늘리고 수소차 정비 전담 인력까지 둔다는 전략이다.

수소차 예비 구매 희망자에겐 적은 수소차 충전소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안전성 보장을 위한 현대차와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3월 출시되는 넥쏘의 가격도 고민거리다. 업계에서는 넥쏘의 판매가가 약 5천만원~7천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넥쏘의 보조금이 아직 안나와서 판매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다”면서도 “중형 SUV 급 정도의 가격으로 책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약 3천만원 선에서 소비자가 넥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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