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새 행성 찾은 구글, 외계생명도 찾는다

“적정온도 행성·새 망원경 있으면 생명체 살펴볼 것”

인터넷입력 :2018/01/31 11:26

구글이 인간의 뇌 기능을 모방한 뉴럴 네트워크 방식의 기계학습(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우주의 새로운 행성 발견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은 인간이 미처 찾지 못한 행성을 찾는 것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는 외계생명체를 찾는 일에도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코리아는 31일 ‘구글 AI 포럼: AI 혁신과 천체의 발견’ 행사를 열고, 구글의 진화된 머신러닝 기술이 행성 발견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구글브레인팀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연구팀과 함게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수집한 데이터 속 행성을 식별하는 머신러닝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 크리스 샬루 시니어 리서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따르면 수천 년간 천문학자들은 별을 관찰한 것을 기록하며 패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오랜 시간을 들여 전문가들은 지구나 다른 행성들이 수많은 항성 중 하나인 태양의 궤도를 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구글은 나사가 천체를 관찰하는 케플러 망원경을 통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에서 천문학자들이 미처 식별해내지 못한 행성들을 머신러닝 기술로 찾아내는 문제를 집중 탐구했다.

구글에 따르면 케플러 망원경은 4년 간 약 20만 개의 항성을 관찰하면서 30분마다 사진을 찍어 약 140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생성했다.

이 140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는 2천조 개의 행성 궤도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런 방대한 양의 정보를 사람이 직접 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과정을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에 구글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천체물리학자 앤드루와 협업해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공전하는 행성이 빛의 일부를 차단할 때 측정된 항성의 밝기는 약간 감소한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4년 동안 20만 개의 별의 밝기를 관찰해 행성 통과로 인한 이런 특징적인 신호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1만5천개 이상 분류된 케플러 신호로 이뤄진 데이터셋을 이용해 행성과 행성이 아닌 것을 판별하는 텐서플로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텐서플로는 실제 행성으로 인해 생성된 패턴과 별 표면의 흑점이나 쌍성 등 다른 물체로 인해 생성된 패턴을 구별하도록 했다. 이 모델에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신호를 테스트 해보니 어느 신호가 행성인지, 어느 신호가 행성이 아닌지 96% 확률로 식별이 가능했고 이 모델이 유효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아가 구글 연구팀은 2개 이상의 외계행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항성 670개를 살펴보기로 결정, 결국 케플러 80g와 케플러 90i라는 새로운 두 행성을 발견했다.

특히 케플러 90i는 항성 캐플러90을 공전하고 있는 8번째 행성으로 밝혀져 케플러 90은 우리 태양계 외부에 존재하는 태양계 중 최초로 8개의 행성을 보유하고 있는 항성으로 확인됐다.

새롭게 발견된 행성의 또 다른 사실 중 하나는 이 행성이 지구보다 크기가 30% 더 크고 표면 온도는 약 426℃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또 이 행성은 14일마다 항성을 공전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2주마다 생일을 맞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샬루 엔지니어는 “천문학자들은 케플러 망원경을 통해 찾는 신호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가장 신호가 강하게 잡힌 것만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호가 약한 경우는 해당 데이터에 노이즈가 많이 끼고 사람이 눈으로 봐도 행성 여부를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머신러닝 적용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줌인된 빛의 곡선과 줌아웃된 빛의 곡선을 인풋 값으로 넣는 작업을 통해 정확도를 높였고, 1만5천개의 신호를 머신러닝 시켰다”며 “이 과정을 통해 케플러 망원경이 찾은 670개 항성에서 새로운 2개의 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행성 발견에 있어 머신러닝 기술이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여러 난제들을 풀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목표로 한 행성이 어떤 간섭을 받게 될 때 예측이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관찰한 항성을 해당 행성이 도는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치정보를 접목하는 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구글은 케플러 망원경 데이터 세트가 20만개에 달하는 만큼, 670개 항성 검토에만 그쳤던 부분을 20만개 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행성을 찾겠다는 뜻이다.

나아가 구글은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외계행성 뿐 아니라 외계생명체까지 찾아본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크리스 샬루 엔지니어는 “지금 발견한 행성은 온도가 높아 생명체가 없을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간 내에 적정한 온도의 행성을 찾아내 생명체 가능성까지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문제는 현재 기법은 행성을 식별할 수 있는 데만 국한돼 있다. 적정 온도대의 행성을 식별하게 되면 다른 유형의 망원경으로 행성의 화학적 구조 등을 관찰할 수 있어야 추가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