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보안' 최고 실력자 "세계로 뛴다"

[강소기업이 미래다 ㉖] NAC 선두기업 '지니언스'

컴퓨팅입력 :2018/01/30 14:08    수정: 2019/01/10 13:50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㉖ "NAC 플랫폼 확보, EDR로 시너지" 외치는 지니언스

사물인터넷(IoT) 시대다. PC와 모바일기기 뿐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컴퓨터가 통신하고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기업에선 인터넷에 연결되는 수많은 공용, 개인용 기기가 직간접적으로 내부망을 사용한다. 내부망에 연결된 기기가 늘면서 이를 통한 기업의 정보유출 위험이 커졌다.

과거부터 기업비밀과 민감한 자료가 내부망을 사용하는 기기를 통해 외부로 유출될 위험은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사무실과 사업장에서 관리할 내부망 접속 기기는 대부분 업무용 PC였다. 이제 사업장에선 데스크톱, 노트북과 직원의 개인용 태블릿,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복사기와 프린터부터 CCTV까지 고려해야 한다. 연결되는 기기의 종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내부망에 접근하는 기기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제어할 방법이 한결 더 중요해졌다. 동시에 외부 사이버 침해 시도나 공격으로 정보유출 위험에 놓인 기기까지 보호가 필요하다. 정보보호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지니언스가 이를 위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사무실과 사업장의 다양한 IoT 기기 도입 환경을 고려한 네트워크접근제어(NAC)와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 및 대응(EDR)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니언스 로고

지니언스는 2005년 설립 후 2006년 기업 내부망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NAC 솔루션을 국내에 출시했다. 10년 이상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지난해(2017년)초 기준 최근 5년간 빠른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1년전 고객수 1천곳을 넘어서기도 했다. 2017년 8월 2일 코스닥 상장 이후 재작년(2016년) 설립한 미국 법인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 제품 경쟁력: IoT시대 준비된 NAC, 국내 고객수 1천곳…EDR로 시너지 예고

대표 제품인 지니안NAC는 비인가 및 회사 보안정책을 따르지 않은 기기의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해 내부망을 보호한다. 사용자인증, IP관리, IT자산관리, 패치관리(PMS) 기능을 제공한다. 관리자는 PC뿐아니라 모바일 기기로도 보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팔로알토네트웍스, 파이어아이, 트렌드마이크로 등 다국적 업체 및 국내 업체 보안제품 40여종과 연동된다.

지니안NAC는 지니언스 창립이후 12년간 지속 흑자 기록과 2012~2016년간 매출 2배 이상 성장을 견인한 제품이다. 지난 2010년 기준 시장 점유율 38%와 고객수 250곳에서 2016년 기준 시장 점유율 45%와 고객수 1천곳을 달성하며 업계 1위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회사는 NAC 시장 입지를 다진 배경으로 선제적 제품 기획력,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전국 유통망과 업종별 고른 고객군 구성을 꼽았다.

지니언스플랫폼데이터베이스(GPDB)라는 IoT기기정보 플랫폼과 관리 생태계가 지니안NAC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GPDB는 지니안NAC가 새 기기를 탐지하면 운영체제(OS)와 유형 등 세부정보를 제공한다. 또 지니언스 협력 파트너와 고객사는 체계적으로 이런 정보를 추가 보완하거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다. 덕분에 컴퓨터뿐아니라 CCTV, IP카메라, 프린터와 복합기 등에 알맞은 보안정책을 적용 가능하다.

지니언스의 2010-2016년 시장점유율 및 고객수 변화 추이

회사는 2006년부터 '지니안NAC'를, 2010년부터 PC보안수준진단 솔루션 '지니안GPI(옛 지니안CAM)'를, 2017년부터 EDR 솔루션 '지니안인사이츠E' 제품을 출시, 공급해 왔다. 2016년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을 보면 지니안NAC가 86%를, 지니안GPI가 6%를 기록했고 보안서비스가 나머지 8%를 차지했다. 지니안NAC외의 제품이 당장 사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상태다.

다만 지니언스의 EDR 분야 추후 성과는 관전포인트다. 세계 보안업계선 3~4년전부터 EDR분야 진출 움직임이 활발했다. 국내에선 지니언스가 비교적 발빠르게 EDR로 확장을 시도한 사례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9월 기준 기업, 금융, 공공 등 10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지니언스가 EDR로 확장을 시도한 배경은 이 솔루션이 NAC라는 보안제품과 연관성이 밀접하고,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현황과 사업전략: "국내서는 NAC+EDR 연계, 해외서는 클라우드로 SME수요 발굴"

지니언스는 전통적으로 국내서 보안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대규모 기관과 기업 고객 수를 3천곳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신규 고객 확대에 제한이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보안 관련 조치 강화 흐름에 따른 솔루션 도입 필요성은 조직 규모와 무관하게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자체 보안 전문인력을 두지 못하는 중견중소기업(SME)을 겨냥한 신규수요를 발굴해야 한다.

하지만 지니언스의 판단에 따르면 NAC로 낼 수 있는 국내 매출 규모 상한선은 200억~300억원 정도다. 국내서 SME를 통한 추가 NAC 매출 확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2년전 절반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때 예견된 상황이다. 회사는 2가지 타개책을 찾았다. NAC에 시너지를 더할 수 있는 신제품 EDR을 통한 국내 시장 확대, 그리고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SME 수요 발굴이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는 "NAC는 내부망에서 사람과 기기에 초점을 맞춰 관리했다면 EDR은 이를 노리고 내부망에 접근하는 악성코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국내 시장에서 NAC와 EDR 솔루션을 결합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해외에는 3~4년전부터 EDR 분야 솔루션 업체가 나타났지만 국내서 EDR 솔루션을 제품화하고 고객을 확보한 사례는 우리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지니언스 2012-2016년 매출 추이

지니언스는 해외시장 진출과 SME 수요 공략을 위해 2년전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법인은 현재 직원 규모 300명 이하의 SME 조직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NAC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로, 미국뿐아니라 세계 각지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법인은 연구개발과 한국 시장에 대응하고, 미국 법인은 클라우드 서비스형 NAC 솔루션의 수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역에 따라 제품 공급을 클라우드서비스와 설치형으로 모두 수행할 수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수요가 지속 발생 중이고, 한국처럼 아직 클라우드서비스 모델이 활성화하지 않은 동남아시아지역에서는 설치형 솔루션 공급 사업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서포트를 미국법인에서 수행하고 있고, 각 거점 지역마다 영업과 기술지원을 수행할 파트너도 유치 중"이라고 말했다.

■ 중장기 목표: "전국체전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서 인정받아야"

지니언스는 단기적으로 국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추가 수익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제품 차원에서 그간 주력해온 NAC에 더해 PC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여러 기기를 보호할 수 있는 자체 EDR를 연동해 국내 대기업 시장의 추가 보안솔루션 수요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동시에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해야 한다. 자체 NAC와 글로벌 업체 EDR의 연동, 클라우드를 통한 글로벌 SME 수요 공략이 그런 포석이다.

지니언스의 중장기 목표는 글로벌 브랜드 확보와 인지도 강화다.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보다 해외진출 성공사례가 드문 미국에 해외법인을 둔 근본 배경이다. 미국법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장에 힘을 쏟겠다는 판단이다. 글로벌인지도를 얻기 위해 당장 매출이나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글로벌 IT트렌드에서 앞서 있는 미국을 거점으로 삼고 세계 무대를 공략하는 조직을 갖추려 한 셈이다.

이 대표는 "창업 전에도 보안솔루션 사업을 맡아 국내 시장서 방화벽으로 1등, 가상사설망(VPN)으로 1등을 해보고 이제 NAC도 1등을 해 봤으니, 국내서 보안제품 3가지를 만들고 사업화해 모두 성공해본 셈"이라면서 "전국체전에서 3관왕, 4관왕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 은메달까진 못 따도 동메달이라도 따 보겠다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지니언스 IR자료 일부. 회사 경쟁력으로 NAC 분야에선 국내 1위 점유율, 최대 사용자단말 에이전트 및 네트워크장비 구축을 언급하고 있다. 또 IoT보안에 대응하는 2만여종의 기기 정보 DB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어 "해외진출에 따른 수익이나 효과성 측면에서 동남아 지역 시장에 접근하는 게 더 쉬울 수 있고, 국내 IT업계 사례를 볼 때 미국이 '살아돌아오기 힘든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이스라엘 보안 업체가 미국 간판을 달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한국 보안업체도 이런(지니언스같은 미국 진출 시도) 선례를 만들면 새로운 진출사례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클라우드 서비스형 보안 시장도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는 있지만 단시간에 매출을 확 끌어올릴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라며 "세계 시장에서는 매출액 기준이 아니라 실사용자 확보를 통해 브랜드 저변을 넓히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세계 무대에서 지니언스NAC의 경쟁력을 인정받는 게 먼저고, EDR 솔루션을 함께 선보이는 건 그 다음단계"라고 덧붙였다.

■ 창업스토리: 두산정보통신 대졸신입사원→어울림정보기술 연구소장→신생 보안SW 회사 대표

이동범 대표는 1995년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과를 졸업하고 곧장 두산정보통신 연구소에 입사했다. 그는 학생 때 "샤이하고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입사 초기 신입사원 게시판에 '그룹이야기'라는 글을 연재하면서 그룹 내부에서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두산그룹이 한컴 인터넷사업부를 인수할 때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팀에 기술담당자로 들어가, 입사 1년차 대졸 사원치곤 드문 업무 경험을 쌓았다.

다음 상황은 다들 알다시피 한국에서 발생한 1997년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IMF 구제금융 기간 중 벌어진 일의 일부다. 이 대표는 "그 때(1997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해고되는 상황에서, 회사는 나더러 회사에 남으라는데 정이 떨어지고 혼자 남아 일하기도 그렇더라"며 "당시 지인이 어울림정보기술을 창업하면서 합류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어울림정보기술에서 연구소장으로 일했다.

이 대표의 표현을 빌리면, 어울림정보기술은 네트워크 보안 시장에서 방화벽과 VPN 솔루션으로 그 나름대로 잘 나갔던 회사다. 하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 키웠다고 생각한 회사인데, (퇴사 전) 경영진들이 본래 비즈니스가 아니라 엉뚱한 일을 하는 걸 보면서 떠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2004년말 어울림정보기술을 떠나 2005년 1월 지니언스(당시 지니네트웍스)를 설립했다.

지니언스 IR자료 일부. NAC보안플랫폼 보급 현황과 IoT기기 추적용 DB 규모, 타사 보안제품과의 연동과 손쉬운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회사는 이 대표가 쭉 바라보던 정보보안 영역의 신생 업체였지만, 그 주력 품목은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이 대표는 "남들은 방화벽같은 사업을 할 거라 생각했지만 내겐 그게 해외 업체와 기술력이 포화된 시장에 숟가락을 얹는 일이라 의미가 없었다"며 "새로운 걸 해야 경쟁력이 있겠다 생각하고, NAC라는 용어가 생기기 전에 '나중에 이런 콘셉트 제품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자리잡지 않은 기술, 모델을 설계하고 발전시키는 걸 경쟁력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과거 다른 NAC 모델을 가진 진영에서 우리더러 '비표준'이라 한 적도 있지만, 초창기 시스코, 시만텍 등 글로벌업체가 주도했던 그런 모델은 시장에서 없어졌고 국내 NAC 시장에서 2~5등까지 모두 우리 모델을 따르고 있다"며 "개념설계 역량면에서 우리가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회사 연혁과 기업문화: "천재가 아니라 한우물 파는 사람이 전문가"

지니언스는 2006년 지니안NAC를 출시, 2007년 GS인증 및 기술특허 2건을 획득했다. 2010년 지니안GPI를 출시했다. 2011년 DDoS 회피관련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2012년 유무선접근제어솔루션 '지니안NAC스위트'를 출시했다. 2014년 팔로알토네트웍스와 기술협력을 체결했다. 2017년 EDR 솔루션 '지니안인사이츠E'를 출시했다.

회사는 중소기업청 벤처기업(2005년), 지식경제부 우수보안기술업체(2008년), 경기도 성남시 고용우수기업(2010년) 등에 선정됐다. 사옥을 안양시 평촌으로 이전(2012년)하고, 미국법인 GENIANS, INC.를 설립(2016년)하고, 국내법인명을 '지니네트웍스'에서 지니언스로 변경(2017년 3월)하고, 코스닥에 상장(2017년 8월)했다.

이 대표는 "해외시장에 나가려할 때 한국에서 왔다는 핸디캡을 상쇄하고자, 공신력있는 마켓에 등록돼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상장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제 이해관계자에 주주들을 포함하니 좀 복잡해지긴 했다"면서도 "IPO한지 만 1년도 안 됐으니 모든 걸 잘 할 수는 없겠지만, 당장 주주의 기대치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IR이나 관련 행사 등 여러가지 마켓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

이 대표가 상장 이전까지 고려했던 이해관계자는 회사 임직원들이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2가지를 기대한다.

우선 임직원들이 전문가로서 회사와 함께 직원이 같이 성장하는 것에서 이 대표는 보람과 큰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전문가는 천재가 아니라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고, 우린 그런 전문가가 많기 때문에 경영성과가 좋은 것"이라며 "직원들이 안주하는 걸 경계하면서, 일이 힘들지만 자기가 성장해나간다는 걸 큰 의미라 여기고 각자가 그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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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시에 개인에게 일과 삶의 균형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직원 개인을 넘어 그가 속한 가족과 그 구성원 삶의 안정까지 고려한다.

예를 들어 지니언스에선 연구소 직원들도 정시퇴근을 장려받는다. 전반적으로 야근을 줄이고 있다. 사내에선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하루를 '패밀리데이'로 정했다.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켜, 가족들과 식사하고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하는 날이다. 이 대표는 매년 어린이날마다 직접 기혼자 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선물까지 챙긴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그는 "일을 잘 하려면 가정이 안정돼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