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컴퓨터가 직접 소통하는 시대가 올까

DARPA, 'BCI' 691억 지원…전송속도, 열처리 과제

과학입력 :2018/01/29 10:50    수정: 2018/01/29 14:38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Brain-Computer Interfaces)는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컴퓨터 영상을 뇌로 보내는 일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때문에 잃어버린 시력을 회복하는 등 지각을 재생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제지 더이코노미스트와 IT 전문지 기가진 등에 따르면 미국 방위고등연구소는 BCI 연구를 위해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극복해야할 많은 과제가 있다.

뇌를 컴퓨터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BCI에 대해 신경과학자와 토론을 하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예시가 축구 경기장이다. 경기장 밖에서 들리는 함성을 통해 경기에서 골이 터진 것을 알 수 있다. 또 경기장 상공을 비행하는 헬기에서는 누가 골을 넣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경기장 마지막 열에서 관전하는 관객이라면 시합 전개 등 게임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신경과학자들은 경기장에 비유되는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위해 뇌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BCI 운영에서 논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개별 뉴런에 얼마나 접근할까’이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심부에 전기 자극을 주는 ‘뇌 심부 자극술’이 이미 도입됐지만, 손가락의 움직임 등 섬세한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신호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 뉴런의 활동을 매우 정밀하게 제어할 필요가 있다.

뇌에서 정확한 신호를 받기 위한 방법은 ‘뇌 표면에 전극을 넣는 방법’과 ‘뇌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방법’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손상된 시각을 회복하는 등의 활용이 기대되고 연구가 진행되는 BCI에 대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해 BCI 연구를 하게 될 6개 조직에 6천500만 달러(691억원)를 지원했다. DARPA가 요구하는 것은 100만개의 신경 세포에서 신호를 받고 또 뉴런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고성능 BCI 개발이다.

뇌의 신호를 읽는 기술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극을 적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뇌에 전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작은 와이어 형상의 전극’이다.

DARPA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콜롬비아 대학의 켄 셰퍼드 박사는 맹인의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시각 피질을 재생하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1cm 사방으로 6만5천개의 전극을 포함한 뇌 표면에 붙이는 타입의 CMOS 칩을 제작하고 있다.

뇌 표면에 붙여 넣거나 뇌에 삽입하는 전극에는 전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두뇌에 전해액이 새어 나올 위험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전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자기 유도를 이용, 무선 전력에 의한 전력 확보가 검토되고 있다.

또한 잃은 신호를 전송하는 데 엄청난 크기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도 큰 과제다.

DARPA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한 비영리 연구기관 파라드로믹스(Paradromics)에 따르면 시험 제작기는 24Gbps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BCI에 요구되는 데이터 전송 속도를 충족시키는 것도 문제다.

고속 전송을 실현하기 위해 파라드로믹스는 정보의 품질을 손상시키지 않고 크기를 압축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경우 발생되는 열을 뇌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어려운 과제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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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I 연구에서 전극과 칩의 소형화에 성공하면 궁극적으로는 뇌의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전뇌 인터페이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작고 유연한 BCI 시스템이 개발되면 뇌에 가해질 수 있는 위험을 어떻게 제어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런 난제가 해결되더라도 뇌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그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다른 난제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