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ICO 다 하는 스타트업 ‘리얼리티리플렉션’

손우람 대표 “AR게임 모스랜드, ICO로 자금 확보”

인터넷입력 :2018/01/24 16:48    수정: 2018/01/25 08:49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3D 스캔, 암호화폐 등 최근 가장 ‘핫’한 기술력과 서비스를 모두 지닌 스타트업이 있다.

손우람 대표와 노정석 최고전략책임자(CSO)가 2015년 4월 설립한 리얼리티리플렉션.

손우람 대표에 따르면 리얼리티리플렉션은 3D 스캐닝 기술을 통해 사람의 전신을 스캔하는 기술이 있다. 여러 사업 모델을 발굴하다 2015년 가을에 VR에 올인 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VR 콘텐츠에 사람을 정교하게 스캔해 넣는 서비스를 준비했다.

이에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DSLR 카메라 160대)의 VR 스캔 스튜디오를 만들었고, 2016년 여름 스톤브릿지와 SK텔레콤으로부터 39억원 투자금을 받았다. 회사의 누적 투자금은 41억원이다. 실탄을 확보한 회사는 VR에 더욱 정교한 사람을 구현하기 위해 랜더링 기술을 개발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션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다.

리얼리티리플렉션 3D 스캐닝 스튜디오

그 결과 작년 말 리얼리티리플렉션의 기술력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테크데모를 만들었다. 또 3D 스캔한 케이팝 연습생을 가상공간에 넣어 춤을 추게 하는 콘텐츠를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생각보다 VR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아서 직접 한 번 콘텐츠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기술의 핵심이 현실적으로 쓸 만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부에 콘텐츠 팀이 생겼고, VR 콘텐츠로 게임 등이 기획 됐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VR 축구게임 ‘스피드볼아레나’, 리듬 게임 ‘뮤직인사이드’, VR 포커게임 ‘갱스타언더그라운드: 포커’, 사용자 표정을 읽고 따라하는 이모지 기반 영상채팅 앱 ‘브이모지’입니다.”

이 중 브이모지는 리얼리티리플렉션이 디지털 인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페이셜 다이나믹스’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 페이셜 다이나믹스는 스마트폰 전면의 2D 카메라만으로 사용자의 50여가지 얼굴 근육 움직임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디지털 스캐닝 기술이다.

브이모지는 애플 아이폰X에서 별도의 하드웨어로 구현한 애니모지와 비슷한 서비스다. 볼 부풀리기, 윙크, 미간 찌푸리기 등 세밀한 표정 변화를 귀여운 이모지들이 그대로 따라한다. 사용자들은 브이모지로 재미난 영상을 만들어 녹화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다른 사용자들과 무작위 영상 채팅도 즐길 수 있다.

“애플이 애니모지 서비스를 내놓자, 통신사에서 이 서비스를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되게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았어요. 안드로이드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서 브이모지 서비스를 기획했고, 출시하게 됐습니다. 얼굴이 입힐 수 있는 캐릭터는 현재 동물, 야채 등 9개가 들어가 있으며 사람 캐릭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습니다. 곧 김정은도 들어갈 예정입니다.”

손우람 리얼리티리플렉션 대표.

스냅챗이나 스노우가 1세대 얼굴 분석 서비스라면, 아이폰X 애니모지와 리얼리티리플렉션 브이모지는 2세대 얼굴 분석 기술이 사용됐다. 1세대는 얼굴의 주요 부위를 추적하는 수준이었다면, 2세대는 사람 얼굴에서 약 46개의 표정을 그대로 읽는다.

브이모지가 대중성을 인정받게 돼 제조사나 통신사와 손을 잡게 되면 해당 기술이 스마트폰 기본 기능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제조사 카메라 앱이나 통신사 통화앱에 기본 탑재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SK텔레콤과 함께 실사형 AI 아바타를 공개한다. 이 서비스는 SK텔레콤이 주최한 5G 공모전에 선정된 기술로, SK텔레콤이 선보일 디바이스를 통해 최초로 선보여진다.

모스랜드

리얼리티리플렉션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는 바로 ‘모스랜드’ AR 게임에서 사용되는 사이버머니를 암호화폐 형태로 선 판매하는 것이다. 일종의 ICO(Initial Coin Offering)다.

모스랜드는 내년 2, 3분기 상용화가 예정된 위치기반 AR 게임으로 사용자가 건물주가 된다는 설정이다. ‘포켓몬 고’ 게임처럼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요 건물들을 사고팔 수 있다. 또 AR 액세서리를 이용해 건물을 꾸미고, 이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이 게임에서 사용되는 게임머니를 암호화폐 방식으로 판매해 게임 개발 자금을 확보, 품질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모스랜드는 내년 출시될 예정인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모스’라는 게임 화폐를 암호화폐처럼 사용자들 끼리 거래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프리 ICO를 차주 진행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더 품질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모스를 미리 구매한 사용자들에게는 특수한 아이템을 주거나,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이미 입소문을 타고 투자 의향을 밝힌 게임업계 사람들도 꽤 됩니다. 모스랜드가 잘 안 되더라도 해당 코인을 다른 서비스로 연동해 피해를 줄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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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람 대표는 리얼리티리플렉션이 가진 3D 스캔 스튜디오와 VR 구현 기술, 그리고 AR, AI, 게임 개발 기술 등이 상용화 되는 단계까지 남아 있는 난제들을 풀어나간다는 계획이다.

VR 플랫폼이 더 대중화 되고, 통신 기술이 초저지연을 구현하는 5G 시대로 넘어가면 리얼리티플렉션이 다져온 기술들이 생활 곳곳에 침투해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